[일본 나라=뉴스핌] 김용석 기자 = 갑자기 멀쩡하던 하늘이 어두워졌다. 비가 뚝뚝 떨어졌다.
바다 건너 일본 나라현 코마CC에서 열린 '제38회 신한동해오픈(우승상금 2억5200만원)' 8일 늦은 오후 풍경이다.
[일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코마CC의 팔각정을 연상케 하는 그늘집. 2022.09.08 fineview@newspim.com |
[일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코마CC 진입로에 위치한 다보탑을 닯은 석탑. 2022.09.08 fineview@newspim.com |
더욱 이상(?)한 것은 골프장에 경주 불국사에 있을 법한 다보탑을 닮은 석탑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 그늘집 역시 한국의 팔각정과 똑같이 생겼다. 다른 점은 건물 외벽에 일본어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회는 1981년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과 재일동포들이 모국의 골프 발전을 돕겠다며 돈을 모아 만들었다. 당시 총상금 규모는 1500만원이다. 그러던 대회가 총상금 14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또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다.
코마CC 개장 축하 연설을 하는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 [사진= 신한금융그룹] |
왜 그럴까?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은 한국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로 인해 재일동포 사업가들이 필요한 골프장 회원권을 구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민을 거듭한 끝 나온 것이 '고려(高麗)'의 일본어 발음인 코마란 이름의 이 골프장이다.
원래 명칭은 '동해오픈'이었다. 이 대회 창설을 모여 결정한 장소가 코마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다. 코마CC 초창기 로고는 무궁화다. 이곳은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일본 베스트 100 코스로도 선정됐다.
코마CC의 미루나무. [사진= 신한금융그룹] |
'동해'라는 이름은 일본 쪽에서 조국 꿈에 그리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려면 동해 쪽을 향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또 이곳엔 미루나무가 있다. 1980년 고 이희건 회장이 고국에서 바람불때 들리는 나무 소리가 그리워 심었다. 그러나 태풍으로 많이 유실되고 현재 남코스 9번홀에 남아 있다.
1회부터 8회까지 '동해오픈'이던 이 대회는 1989년 9회부터 신한은행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아 '신한동해오픈'으로 새로 태어났다.
당초 신한동해오픈은 2년전에 골프장 개장 4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팬데믹으로 인해 2년간의 세월이 흘렀다.
코마CC를 운영하는 다이라 고키 서일본개발주식회사 총지배인은 "코마 골프장은 나라, 미에, 교토 등 3개 현에 걸쳐 있다. 근처에 고려인 정착촌이 있어 한국의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마CC를 찾아 가는 길 군데군데엔 기와집이 이곳저곳 보였다.
코마컨트리클럽의 메뉴 곰탕. [사진= 신한금융그룹] |
이곳 클럽하우스 메뉴에도 '한국'이 있다. 다름아닌 곰탕과 불고기 그리고 냉면이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 부킹과 함께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이곳 관계자는 "곰탕 맛이 안나 한국에서 몇 달간 연수를 시킨 후 맛을 완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금융 창립 40주년을 맞아 신한금융의 뿌리이자 신한동해오픈 창설을 결의한 장소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 이곳은 재일동포들의 정신이 담긴 소중한 곳이다. 중요한 대회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성이 통해서 일까? 맑은 하늘에선 오후 4시께 비가 내렸다. 그러더니 점점 더 굵어졌다.
이 대회는 국제화를 위해 코리안투어(KPGA), 아시안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3개 투어가 공동 주관한다.
코마 CC 전경. [사진= 신한금융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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