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기관 대표, 광주특구 고위 관계자와 동문
2019년 심사위원 7명 가운데 5명 같은 대학 출신
"법인카드로 접대...향후 갑질로 이어져" 주장도
광주특구 측 "모두 거짓 주장...심사위원 공정하게 선정"
[서울=뉴스핌] 이경환 기자 = 과학기술부 산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가 특정 기관에 수년 간 동일한 사업을 몰아주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을 수주한 기관의 대표는 특구본부의 고위 관계자와 같은 대학 출신으로 한 지도교수의 수업을 수강한데다 심사위원 마저 이 대학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과정에서 이들에게 유흥 등 향응접대가 있었다는 진술이 확보된데다 다가오는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2022.09.05 lkh@newspim.com |
5일 과기부와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 등에 따르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중소기업이나 공공연구기관들을 통해 연구개발특구육성을 위한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설립 목적으로 두고 있다.
광주특구본부는 연구개발특구 혁신생태계 육성과 공공기술 사업화 촉진으로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임무를 갖고 지난 2011년 추가로 지정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특구본부는 지난 2018년 산·학·연·관 연계 협력을 통한 기술사업화 혁신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혁신주체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사업의 담당인 A팀장과 같은 대학원,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공부한 B씨가 총괄본부장으로 있는 기관에 5년 내내 운영을 맡겼다.
총 사업비는 매년 4억원씩, 총 20억원에 달했다.
특히 해당 사업을 선정하는 심사위원 명단에도 이들의 출신대학인 전남대 졸업생들 대거 포진해 의혹을 키웠다.
뉴스핌이 입수한 2019년 심사위원 명단을 보면 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2020년에는 3명이 전남대 출신으로 명단에 포함 돼 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분야를 전공했고, A팀장과 B 총괄본부장과 동일한 논문 심사위원으로부터 심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백만원 접대비로 사용, 사이 멀어지자 갑질" 주장도
취재진은 A팀장에게 식사와 유흥, 명절 선물 등을 제공했다는 C씨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C씨는 "지난 2016~2017년 광주특구본부의 일을 맡아 한 게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A팀장과의 자리가 마련됐고 당시 법인카드로 식사는 물론, 수백만원 상당의 유흥과 명절 때는 선물을 전달했다"며 "담당도 아닌 만큼 이후 사이가 소홀해 지자 선정 평가나 결과 평가 때 평가위원들을 불러 인격 모독에 가까운 발언 등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임 팀장들과 관계가 좋았던 여러 수행기관 관계자들도 A씨가 팀장이 된 이후 상상하기 힘든 갑질을 호소했다"고도 했다.
이같은 내용은 내부 감사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 의원실에서 입수한 2021년도 감사자료를 보면 A팀장 등 3명에 대해 친분 관계가 있는 평가위원을 동원, 입맛에 맞지 않는 수행기관에 대한 불이익 또는 보복행위가 있다는 이유로 감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광주특구본부는 '문제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황보 의원은 "이 감사결과는 특구재단이 내부적으로 자정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판단된다"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연구개발사업이 특정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거기에 향응접대까지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기관이 철저히 조사하여 이번 국정감사에서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특구 측 "일방적 거짓 주장, 근거 제시해 달라"
이같은 주장에 대해 A팀장은 모두 거짓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 간의 내부 자료를 모두 확인한 결과 허위 주장이고 심사위원들 선정에 모두 내가 참여했던 것도 아니고 모두 시스템에 의해 공정하게 선정됐다"며 "대조를 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면 확인을 해주겠다"고 답했다.
이어 "접대를 했다는 주장 또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일방적인 주장 뿐 어떤 근거도 없지 않느냐"면서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기억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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