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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젤렌스키 "러, 원전 반환하고 비무장지대 설치해야"

기사입력 : 2022년08월26일 05:07

최종수정 : 2022년08월26일 07:23

자포리자 둘러싼 포격으로 핵 재앙 위기 고조
원자로 2기 우크라 전력망서 분리되기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싼 무력충돌로 핵 재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반환과 함께 비무장지대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의 완전한 통제권을 우크라이나 당국에 반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을 위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밖에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 주변을 비무장지대 설정에 동의하고, 원전의 안전성과 보안을 점검할 수 있게 IAEA의 방문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2기가 기존 전력망에서 차단되는 상황이 발생, 국제사회의 핵 재앙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점령자들의 소행으로 자포리자 원전과 전력망 연결이 단절됐다, 이는 (자포리자) 원전 역사상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전 연결망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력선이 손상됐고, 6개의 원자로 중 2개 원자로가 전력망과 분리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자포리자 원전 시설이 위치한 에너호다 시의 시장은 이번 사태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했다면서 현재 전력망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관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6개의 원자로가 가동중인 유럽내 최대 원자력 발전소이며, 평소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공급의 5분의 1을 담당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침공 초기 자포리자 원전을 전격 점령했으며, 최근에 이를 보호막 삼아 군수물자 관리 요충지로 활용하는 한편 자포리자 원전의 우크라이나 전력 공급을 차단하고, 러시아나 크림반도 지역으로 연결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자포리자 원전과 기존 전력망을 단절하면 원전의 정상 가동이 안되고, 이로인해 원자로의 온도 제어가 힘들어져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국제사회 지도자들도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위기 상황이 '제2의 체르노빌 사태'를 촉발 할 수 있다면서 신속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수용하라고 촉구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정전 사태가 우크라이나의 포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자로리자 원전 주변에 포격을 계속 가하면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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