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내림세…여전채 금리와 '역주행'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대부업 이용자 11만명 감소
尹 "불법 사금융 문제 뿌리 뽑을 것"…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법정최고금리는 20%로 낮아지자 카드사와 대부업체들이 위기를 느끼고 저신용자를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도권 밖으로 쫓겨난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에 노출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불법 사금융 단속 의지를 내세운 만큼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될 지 주목된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로 전월(12.92%) 대비 0.05%포인트(p) 떨어졌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로 6개월 연속 내림세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2.08.24 chesed71@newspim.com |
반면, 금리 상승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창구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는 상승세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채Ⅱ(카드채·리스채·할부금융채 등의 금융기관채) AA+ 등급의 3년물 금리는 4.470%로 작년 말 대비 2.098%p 올랐다.
카드사는 자금을 여전채로 조달하기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론의 금리도 함께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나, 최근 카드론 금리가 여전채 금리에 역주행하는 현상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카드사들이 고신용자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조정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카드론 금리에 적용되는 7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조정금리 평균은 1.66%로 전월보다 0.05%p 떨어졌다.
이에 따라 카드론의 고신용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신협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대출금리 18% 이상 저신용 차주 비율은 17.76%로 올해 초(22.13%) 대비 4.48%p 떨어졌다. 반면, 대출금리 10% 미만의 고신용 차주 비율은 16.99%로 5.62%p 올랐다. 여신업계는 카드론을 받지 못한 저신용자 중 일부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렸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카드업계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토스·케이뱅크)와 중저신용자 고객층이 겹친 만큼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취급금액의 약 90%가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과 겹친다"며 "고객들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인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전 정부에서 지난해 7월 대출건전성 강화를 위해 법정최고금리를 20%로 내린 점도 오히려 취약차주들을 제도권 밖으로 쫓아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저신용자들로부터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 할 대부업체가 법정최고금리만큼 받으면 손해를 입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체 이용자는 112만명으로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진 이후 반년 사이에 11만명 줄었다. 서민금융연구원이 지난해 말 저신용자(6~10등급)와 대부업체 12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금융기관이나 등록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어떠했느냐'는 항복에 '어려워졌다'는 응답이 53.0%로 전년보다 9.6%p 올랐다. 금융업계는 제도권 내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취약계층 중 상당수가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댔을 것으로 본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을 뿌리뽑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면서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될 지 주목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비공개로 열린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불법 사금융 문제를 뿌리뽑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총리실을 중심으로 경찰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가 협력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뿐만 아니라 피해자 제원 제도 개선 마련에 신속하게 착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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