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한국 사회는 '쏠림의 사회'이기도 하다.
상향 평준화된 학력으로 많은 정보들이 뭉터기로 교류된다. 이는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진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다. 남보다 뒤처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김용석 문화부 차장 |
코로나와 함께 골프는 '안전한 인기 스포츠'로 자리했다. 그 이전보다 많은 이들이 푸르른 그린을 찾았다. '코로나 걱정없는 스포츠'는 골프가 유일했다. 하지만 치솟은 그린피 등으로 하나 둘씩 불평이 입에 달렸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결국, 정부는 올 1월 골프장 체계를 하나 더 늘린 골프장 3분류(신설 비회원제, 대중제, 회원제)를 공표했다. 이에따라 대중제 골프장이 비회원제로 지정되면 세금 혜택을 더이상 받지 못한다. 개별소비세 면세 혜택이 사라진다. 이 금액은 1인당 3만원~4만원 선이다. 회원제 요금에 반영된 개별소비세(2만1120원)와 보유세(1만∼2만원)를 합산한 금액이다. 개정안은 9월 시행령을 거쳐 오는 11월4일 시행된다.
하지만 정부 대책 이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골프장을 초호황으로 이끌게 한 '역 코로나 효과'이다. 코로나로 막혔던 해외 골프 시장 문이 열렸다. 휴가철과 함께 해외 골프 패키지는 금세 동이 났다. 이와함께 '하늘의 별따기'라 불렸던 국내 골프장의 부킹 문은 조금씩 헐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골프장들은 초호황에 대해 '수요과 공급'을 얘기했다. 한정된 골프장으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말이다.
코로나 속 '골프 부흥'을 주도한 MZ세대도 변하고 있다. 그린피 등 과도한 골프 비용 때문이다. 라운딩 한번 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또 계속적으로 돈을 들여 골프를 치기엔 버겁다. 골프를 배우는 데 1~2년 오랜 시간이 드는 점도 그들을 떠나게 하는 이유다.
'한번 발을 끊은 손님의 발길을 되찾는 건 정말 힘들다'라는 말이 있다. MZ세대는 '미래 골프 시장'의 주인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젊은 층도 있지만 일부 MZ세대는 벌써 다른 스포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중 테니스가 으뜸이다. 트렌디한 옷을 입고 맵시와 운동 실력을 뽐낼 수 있다. '골린이'들이 '태린이'로 속속 바뀌고 있다.
특히, 골프계는 '올 7월부터 부킹이 풀리는 현상'에 대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경제 불황'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는 통째로 '인플레이션'이 됐다. 이 여파는 국내에도 번지고 있다. 밥상 물가가 하루마다 바뀔 정도다. '골프 지갑'도 닫히고 있다.
골프계 일각에선 "호황일 때 골프장들이 그린피만 급격하게 올리지 않았다면 MZ세대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이렇게 빨리 나타나지 않았을 것"라고 말한다.
어찌 됐든 골프장 초호황 분위기는 조금씩 지나는 모양새다. 돈벌이만 급급했던 골프장 CEO들은 이젠 '노란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손님을 떠나게 한 책임은 없는 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MZ 세대들의 '골프 감가상각'은 이미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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