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칭다오에서 왕이와 한중 외교장관회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한 방문 이후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대만문제와 반도체 공급망 등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을 시사하는 등 동북아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장관이 얼마나 중국 측의 협조를 확보하는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놈펜 로이터=뉴스핌] 주옥함 기자 =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왼쪽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2.08.04 wodemaya@newspim.com |
박 장관은 오는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시진핑(習近平) 주석 방한 등 양국관계 현안과 북핵 문제, 경제안보 분야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이달 말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 이른바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이 중국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공급망 안전을 위한 중국 측과의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칩4 동맹'이 인위적으로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는 조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대만문제와 관련해 박 장관은 지난 5일 캄보디아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대만해협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 모두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원치 않아 지정학적 갈등을 완화하자는 기본원칙만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주한미군 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 문제와 '3불 정책' 등에 대해 중국 측이 한국 측에 신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3불 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에 ▲사드 추가 배치 불허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불참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MD) 체계 불가입 불참 등의 입장을 설명한 것을 가리킨다.
박 장관은 지난 6일 캄보디아에서 진행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고 이는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캄보디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긴장이 고조돼 우리의 국익이나 경제안보, 공급망, 한반도 평화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상호존중에 기반한 한중관계의 새 방향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이번 외교장관 회담은 향후 양국 관계를 좌우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