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제안 1만3000건, 변별력 떨어질 정도로 어뷰징
"제도 방해받는 느낌, 전문가와 논의해 최선 찾을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대통령실이 당초 진행했던 국민제안 우수제안 TOP 3 투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어뷰징 (의도적으로 검색을 통한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거나 인기검색어를 올리기 위해 클릭수를 조작하는 것) 사례가 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열흘 동안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톱10 투표를 진행한 결과 많은 국민들이 호응해주셨지만 투표에 어뷰징 사태가 있어서 당초 선정하기로 했던 우수제안 3건을 이번에는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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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민제안 TOP10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투표란 [사진=국민제안 홈페이지 캡쳐] |
그는 "6월 23일 국민 제안 신설 이후 1만3000여건의 제안이 있었고, 생활 밀착형, 국민 공감형, 시급성 안건들을 온라인 투표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호응이 많은 부분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한 바 있다"라며 "호응은 좋았지만 10개 제안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질 정도로 분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수의 어뷰징 건이 나타났고 해외 IP주소도 나타났다. 그는 "당초 설계 보안에서 차단하려 노력했지만 우회적인 어뷰징이 끊이지 않아 변별력 판단할 수 없었다"라며 "추후 이 부분에서 드러난 사실을 종합해 온라인 투표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뷰징으로 저희 제안 제도가 방해받는 느낌을 받았다. 해외 IP로 오니까 방해하려는 세력으로 느껴졌다"라며 "동일 IP를 구분할 수 없어서 해외 IP 부분이 많았던 것은 변별력을 저해하려는 어뷰징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의도적 방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를 수사 의뢰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를 남용해서 특정 이슈를 많이 내는 부분을 수사 대상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실은 이 때문에 당초 우수 제안 3건을 시상하려 한 것을 10건의 우수제안 모두 시상해 대통령실 시계를 수여했다. 이벤트 응모자들도 100명을 권익위에서 무작위로 선정해 온누리 상품권 만원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향후에는 어뷰징을 다소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뷰징을 없앨 수 없지만 단시간에 많이 의견을 묻는 제도를 버릴 수 없다"라며 "어뷰징 제한과 참여율을 높이는 부분에서 전문가들과 논의해 최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