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보호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손 보호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무상 비밀누설혐의와 관련해 1, 2차 고발장과 그에 관련된 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1, 2차 고발장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수사기관에 접수되지도 않았다"며 "선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부하직원들을 통해 제보자X의 실명 판결문을 제시하거나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검찰의 편향적인 의견이 들어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인권보호관이 지난 2021년 12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02 pangbin@newspim.com |
이에 대해 공수처는 "수사과정에서 실시한 포렌식 결과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최초로 1, 2차 고발장과 제보자X의 실명 판결문을 전달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총선 이전에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과 무관하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공수처는 "대법원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규정에 대해 선거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 행위뿐만 아니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것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며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결국 제일 중요한 쟁점은 피고인이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전송했는지, 다른 검사들에게 판결문 입수 등을 지시한 것이 맞는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김웅 의원 사건도 검찰에 계류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기소가 된다면 증인이 거의 공통될 것 같다"며 향후 검찰이 김 의원을 기소하게 되면 사건이 병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갖고 양측의 증거에 대한 의견과 입증계획서 등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8월 29일로 예정됐다.
고발사주 의혹은 지난 2020년 4·15 총선 직전 손 보호관이 휘하 검사들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 수집 등을 지시하고 이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해 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공수처에 따르면 손 보호관은 김 의원에게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고발장과 '제보자X'로 불리는 지모 씨에 대한 실명 판결문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손 보호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손 보호관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은 공수처법상 기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찰에 이첩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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