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1심 판단에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있어"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미성년자인 여동생을 수년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불복해 항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1심 재판부 판단에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지난 21일 서울서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21)의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범행 시기를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심리 진료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대부분 부모에 대한 감정이나 원망이 있지만, 피고인에 대해선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 진술 외 이 사건 범죄를 증명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2년과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게 요청했다.
이씨는 2016년부터 수년간 미성년자인 여동생인 A씨를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7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중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 사건을 공론화했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A씨는 청원글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오빠에게 상습적으로 끔찍한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했다"며 "2019년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부모의 뜻에 따라 오빠와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올해 2월에도 오빠로부터 추행이 있었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으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의 청원은 29만여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지난 1심 선고 직후 이씨의 아버지는 "딸이 많은 아픈 아이"라며 "이 사건을 공론화해 힘들게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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