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비밀스러운 그곳, 청와대에 가봤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봄꽃이 지기 전에 국민에게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됐다.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후보 시절부터의 윤 대통령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청와대는 국민들에게도, 정치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특히 지방 사람들은 서울 여행을 하면 경복궁을 구경하고 뒷문과 이어진 청와대를 필수 코스처럼 거쳐갔다.

BH, 블루하우스 다양한 명칭으로도 불리던 청와대 입성에 설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경계선이 있어 근처로 다가갈 수도 없었지만 소총을 든 경찰이 지키고 있는 탓에 괜스레 가까이 가기만 해도 무서운 공간이었다. 그 탓에 청와대 본관 사진만 부랴부랴 찍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 비밀스러운 공간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 경비가 삼엄한 걸까 궁금증만 더했다.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청와대가 개방됐지만 진짜 보고 싶었던 본관은 5월 26일부터 개방한다길래 개방 첫 주말인 28일 다녀와봤다.

◆ 관람권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

청와대 관람 예약을 신청 후 당첨되면 이렇게 안내 메시지가 온다. 기자는 당첨이 안되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암표를 구입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국민에 개방한대서 그냥 들어가면 되는 줄 알았더니 관람권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 누리집에서 관람 인원을 선택하고, 희망하는 날짜를 고른 다음 신청하는 날 기준으로 9일 뒤부터 관람 일을 지정해 예약할 수 있다. 신청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하면 끝이다. 하루 수용 인원은 3만 9000명이다. 입장료는 당연히 무료다. 

하루에 약 4만명 방문이 가능하다는데 신청만 하면 당연히 당첨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녔다. 관람권 예약문자가 오지 않길래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이것도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입장이 가능하단다. 그래서 방문을 다음으로 미룰까 하다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청와대 관람권을 검색해 보니 판매 게시글이 수두룩했다.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부득이하게 특정한 날에 꼭 가고 싶다면 중고거래를 이용하면 관람권을 구할 수 있다. 멀리서 왔다고 해도 바코드가 없으면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입장료는 무료지만 나처럼 청와대를 들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관람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날짜에 따라 1~3만원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내가 가고 싶은 날짜는 주말이라 3만원에 웃돈을 주고 관람권을 구매했다.

◆ 어쩌다 청와대는 국민과 멀어졌을까

74년 만에 국민에게 문을 연 청와대를 구경하려 긴 줄을 서고 있다. 비밀리에 감춰져 있던 탓에 내부는 물론 외부 모습 조차 궁금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는 사실 처음부터 국민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지금처럼 거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지금 정도의 개방은 아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시민들은 수박 겉핥기 식이나마 청와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최근까지도 수학여행으로 가기도 했고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승만 전 대통령 당시에도 옛 청와대의 이름인 '경무대'를 벚꽃 개화 시기가 되면 2∼3일간 경무대 일부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공원이나 유원지 등 봄나들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고 서울에서는 창경원과 경무대 정도라 경무대는 꽤나 큰 벚꽃 명소였다고 한다.

1960년에는 4·19혁명이 일어나고 8월에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했다. 12월 30일 경무대는 청와대로 이름을 바꿨다. 다음 해 4월 15일 윤보선 대통령은 청와대 문을 열고 상춘객들을 만났다.

5·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청와대 개방은 연례 행사로 반드시 지켰다. 어린이날이면 아이들을 만나 공책과 연필을 나눠주고 방문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이 방문객과 마주친 박 전 대통령이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며 웃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가 뒷산까지 침투한 '1·21사태(김신조 사건)'가 발생하면서 청와대 개방은 장기간 중단됐고 대통령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 청와대 앞 길을 비롯한 주변 도로가 전면 차단되고, 인왕산과 북악산 역시 순차적으로 출입이 금지됐다.

이때부터 청와대는 외부에 문을 걸어 잠그며 국민들과 점점 멀어져 갔다. 특히 1974년 광복절에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 총에 피살된 뒤 통제는 더 심해졌다. 그 이후 청와대는 더 이상 국민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갔다. 그러는 사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구중궁궐로 변해갔다.

1989년에는 경호를 이유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의 집회를 금지했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많은 시위가 열리게 됐다.

200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열린 '광우병 파동'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지켜봤다는 일화도 있다.

2016년에는 국정 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때 법원이 청와대 100m 앞인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집회와 행진을 허락한 것이 시위대가 청와대에 가장 가까이 간 사례다.

◆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간 청와대 뒷산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백악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물도 없이 걸어올라오느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설레는 마음으로 청와대를 들어가기 전 54년 만에 개방됐다는 청와대 뒷산 북악산(백악산)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뒷산 먼저 가보려고 마음먹었던 건 아니지만 암표로 구입한 청와대 관람권의 입장 시간은 오후 5~7시여서 시간이 남은 탓이었다. 입구는 두 곳이었다.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건너편 춘추관 뒷길과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근처 칠궁 뒷길이다.

경복고등학교 맞은편에서 시작되는 북악산 등산로 출입구에서 금융연수원 맞은편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가보기로 했다.

많은 관람객이 찾는 덕분인지 곳곳에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약 10분을 걸어 올라가니 크고 웅장한 건물 대신 짙푸른 나무가 시야를 채웠다. 한쪽 편은 기와를 얹은 담을, 다른 한편에는 날 선 철조망과 경비초소가 이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로 옮긴 후 현재 초소는 비어 있지만 아직까지 초소 내부에는 전화기와 매뉴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북한 무장공비가 뒷산까지 침투한 '1·21사태(김신조 사건)' 이후 뒷산 경비는 삼엄해졌다. 반경 몇 미터 이내로 오면 군인들이 이렇게 사격 하라고 했다. 사진 찍느라 사실 창피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초소가 자물쇠로 잠겨있는 탓에 안으로 들어가서 제대로 내부를 볼 수는 없었으나 반경 몇 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사격한다는 문구는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문구를 확인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무섭다"며 도망가자는 반응이었다.

입구에서부터 30여분 정도를 올라가니 백악정 쉼터가 나왔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가파른 등산로까지 걸었으니 누구나 땀을 뻘뻘 흘리게 된다. 이곳에서 숨을 고르는 동안 탁 트인 풍경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산타워까지 바라보고 있으면 '고생하며 올라온 보람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쉬지 않고 빨리 올라가면 왕복 1시간 정도면 전망대까지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다만 꽤 가파르므로 물을 챙겨가길 추천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백악정에서 청와대 전망대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도 힘든 길도 아니었다. 소나무 등이 우거진 데크길이라 덥지도 않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도 않았다. 다만 이 풍경을 담으려고 카메라 가방을 뒤적이다 부품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져 속 쓰린 것만 빼면 모든 것이 좋았다. 전망대를 구경하던 모두가 "어..어.. 아.." 하는 탄식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추억도 새겼다. 이곳을 완주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0여분이었다.

◆ 청와대 본관 들어가는 데 대기 줄만 1시간

1시간 가까이 줄을 선 뒤에서야 청와대 본관 입구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청와대 개방과 관련한 수많은 언론 보도를 접했다. 청와대 들어가려면 대기 줄이 엄청 길어서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오후 5시 입장이었지만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오후 4시까지는 입구로 도착해야 제시간에 청와대 내부를 들어갈 수 있는 줄 알고 늦지 않으려 부랴부랴 뛰어갔다. 

청와대 뒷산에서 내려와 가장 가까운 출입구인 춘추관으로 들어가 바코드 번호를 보여주니 단 1분도 기다리지 않고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후 5시 입장권이었지만 관람권이 있는지 확인만 할 뿐 입장 시간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1시간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괜히 마음 졸였는데 언론이 가십거리를 위해 자극적으로 썼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정문을 통해서만 가느라 여기서도 들어갈 수 있는지 몰라서 줄을 서고 있다고 생각했다. 1시간 여유를 얻었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본관부터 구경해 보려고 했는데 엄청난 대기 줄이 있었다. 무슨 줄인가 물어보니 이 줄이 본관으로 가는 줄이란다.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 지 몇 명이 서있는지 가늠도 안 갈 정도였다. 오후 3시 50분쯤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오후 4시 45분쯤에서야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생각보다 올드한 내부

청와대 본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내부 모습은 이렇다. 약간 오래된 예식장 느낌도 났다. 마치 샹들리에만 있으면 '고급스럽지?' 라고 생각하는 올드한 디자인 같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처음 내부가 공개된 26일 언론들은 '외국 궁전보다 낫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레드카펫과 샹들리에로 화려하게 꾸며져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를 나오기 싫어한 것 같다는 댓글을 적었다. 그 탓에 얼마나 화려할까 궁금증만 더해갔다. 

약 1시간을 대기해 입구에 들어서니 덧신을 신어야 한다고 했다. 내부에 들어선 첫 모습은 딱 한 글자로 표현이 가능했다. 

"와"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나오는 표현이 아녔다. "TV에서나 보던 곳을, 내가 이 공간에 들어오다니 꼭 성공해서 오고 싶었던 곳인데" 이런 감탄사였다.

하지만 화려하다는 언론 보도와 달리 내부는 올드함 그 자체였다. 레드카펫과 샹들리에로 고급스러움을 살리고 전기 콘센트도 금테로 두르는 등 화려함을 살리려는 고민은 느껴졌지만 신축 아파트 '구경하는 집' 보다 못한 촌스러움이 느껴졌다.

역대 영부인 사진이 걸려있다. 김건희 여사 사진은 없다. 관람객들은 영부인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본관 건물은 노태우 전 대통령 때인 1991년 9월 준공됐다. 이 당시를 생각하면 가장 고급스러울 수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졌을 것이다. 하지만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크기만 큰 오래된 펜션 또는 모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외부가 저렇게 큰데 내부는 왜 이리 좁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영부인 집무실 겸 접견실로 사용되던 '무궁화실'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역대 대통령 부인 11명의 초상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청와대 내부 어디에도 역대 대통령 사진은 볼 수 없었는 데 영부인 사진만 걸려있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 시간이 촉박한 이들에게 

어릴적엔 저 자리에 앉아보고야 말겠다는 꿈을 꿨었다. 지금 앉으면 관계자한테 혼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청와대 전체 면적은 약 25만㎡(7만 5600여평)이다. 서울 여의도공원 정도 면적과 비슷하다.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을 1시간 줄 서서 본관을 구경하고 남은 1시간 만에 모든 건물 내부를 자세히 보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기자처럼 지방에서 당일치기로 서울을 방문해 다시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촉박하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청와대 영빈문으로 들어가 영빈관을 구경한 뒤 본관에 약 1시간 줄을 서서 내부를 관람하고 관저를 거쳐 춘추관 순으로 구경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더 많은 코스를 돌아다니면서 청와대 곳곳을 빠짐없이 볼 수 있다.

꽤 밝은 톤의 영빈관 내부. 청와대 본관을 제외하곤 내부를 관람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내부 설명도 간단히 하자면 관저는 대통령과 가족의 거주 공간이다. 영빈관은 국빈 방문 시 공연과 만찬 등의 공식 행사장이고, 춘추관은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이자 기자들의 기사송고실로 사용된 공간이다. 녹지원은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있다. 

시간이 없더라도 꼭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인 본관과 관저에서는 대통령의 생활상을 볼 수 있고 영빈관에서는 올드 한 청와대 내부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내부를 자랑하는 곳이다. 춘추관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이 된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척 해봤다. 막상 서보니 아무나 하는 게 아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인 녹지원은 화려하진 않아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오래된 나무들과 역대 대통령이 심은 기념 식수도 볼 수 있다. 춘추관 인근에는 과거 헬기장으로 쓰이던 잔디밭에 간이 텐트가 설치돼 있어 누워서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관저 뒤 언덕길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9세기에 조성된 '미남불'이라고 불리는 통일신라시대 석조 불상이 있다. 석굴암 본존상을 계승한 통일신라 불상 조각의 높은 수준을 알 수 있는 보물이 있다.

대통령의 생활공간인 관저의 내부는 언론에 공개됐다가 시민들에게 개방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카메라를 높이 들었을 때 이정도 모습만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진, 궁금한 점이 있다면 kh10890@newspim.com로 연락해도 좋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이외에도 조선시대에 왕을 낳은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칠궁,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 행사 등으로 사용된 상춘재, 최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한 '대담, 문재인의 5년' 인터뷰 영상에서 나온 침류각 등도 관람할만하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멀쩡한 청와대 놔두고 세금 들여가며 옮긴다고 욕했지만 청와대 구경은 재밌었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이 아닌 소통의 상징이 되길 바라며.[사진=뉴스핌DB] 2022.05.09 photo@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솔직히 고백하면 청와대를 옮긴다고 했을 때 주변에 욕을 그렇게 많이 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멀쩡한 공간을 놔두고 왜 굳이 국민의 혈세를 쓰냐고. 

막상 청와대를 구경해 보니 쉬지 않고 2~3시간을 걸었는데도 전부 관람하지 못했다. 아무리 소통을 잘 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너무 큰 규모 탓에 역대 대통령들이 직원들과 소통이 쉽지 않았으리라 대략 짐작이 갔다.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사진
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