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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비밀스러운 그곳, 청와대에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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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봄꽃이 지기 전에 국민에게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됐다.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후보 시절부터의 윤 대통령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청와대는 국민들에게도, 정치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특히 지방 사람들은 서울 여행을 하면 경복궁을 구경하고 뒷문과 이어진 청와대를 필수 코스처럼 거쳐갔다.

BH, 블루하우스 다양한 명칭으로도 불리던 청와대 입성에 설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경계선이 있어 근처로 다가갈 수도 없었지만 소총을 든 경찰이 지키고 있는 탓에 괜스레 가까이 가기만 해도 무서운 공간이었다. 그 탓에 청와대 본관 사진만 부랴부랴 찍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 비밀스러운 공간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 경비가 삼엄한 걸까 궁금증만 더했다.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청와대가 개방됐지만 진짜 보고 싶었던 본관은 5월 26일부터 개방한다길래 개방 첫 주말인 28일 다녀와봤다.

◆ 관람권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

청와대 관람 예약을 신청 후 당첨되면 이렇게 안내 메시지가 온다. 기자는 당첨이 안되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암표를 구입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국민에 개방한대서 그냥 들어가면 되는 줄 알았더니 관람권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 누리집에서 관람 인원을 선택하고, 희망하는 날짜를 고른 다음 신청하는 날 기준으로 9일 뒤부터 관람 일을 지정해 예약할 수 있다. 신청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하면 끝이다. 하루 수용 인원은 3만 9000명이다. 입장료는 당연히 무료다. 

하루에 약 4만명 방문이 가능하다는데 신청만 하면 당연히 당첨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녔다. 관람권 예약문자가 오지 않길래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이것도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입장이 가능하단다. 그래서 방문을 다음으로 미룰까 하다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청와대 관람권을 검색해 보니 판매 게시글이 수두룩했다.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부득이하게 특정한 날에 꼭 가고 싶다면 중고거래를 이용하면 관람권을 구할 수 있다. 멀리서 왔다고 해도 바코드가 없으면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입장료는 무료지만 나처럼 청와대를 들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관람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날짜에 따라 1~3만원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내가 가고 싶은 날짜는 주말이라 3만원에 웃돈을 주고 관람권을 구매했다.

◆ 어쩌다 청와대는 국민과 멀어졌을까

74년 만에 국민에게 문을 연 청와대를 구경하려 긴 줄을 서고 있다. 비밀리에 감춰져 있던 탓에 내부는 물론 외부 모습 조차 궁금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는 사실 처음부터 국민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지금처럼 거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지금 정도의 개방은 아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시민들은 수박 겉핥기 식이나마 청와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최근까지도 수학여행으로 가기도 했고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승만 전 대통령 당시에도 옛 청와대의 이름인 '경무대'를 벚꽃 개화 시기가 되면 2∼3일간 경무대 일부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공원이나 유원지 등 봄나들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고 서울에서는 창경원과 경무대 정도라 경무대는 꽤나 큰 벚꽃 명소였다고 한다.

1960년에는 4·19혁명이 일어나고 8월에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했다. 12월 30일 경무대는 청와대로 이름을 바꿨다. 다음 해 4월 15일 윤보선 대통령은 청와대 문을 열고 상춘객들을 만났다.

5·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청와대 개방은 연례 행사로 반드시 지켰다. 어린이날이면 아이들을 만나 공책과 연필을 나눠주고 방문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이 방문객과 마주친 박 전 대통령이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며 웃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가 뒷산까지 침투한 '1·21사태(김신조 사건)'가 발생하면서 청와대 개방은 장기간 중단됐고 대통령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 청와대 앞 길을 비롯한 주변 도로가 전면 차단되고, 인왕산과 북악산 역시 순차적으로 출입이 금지됐다.

이때부터 청와대는 외부에 문을 걸어 잠그며 국민들과 점점 멀어져 갔다. 특히 1974년 광복절에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 총에 피살된 뒤 통제는 더 심해졌다. 그 이후 청와대는 더 이상 국민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갔다. 그러는 사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구중궁궐로 변해갔다.

1989년에는 경호를 이유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의 집회를 금지했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많은 시위가 열리게 됐다.

200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열린 '광우병 파동'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지켜봤다는 일화도 있다.

2016년에는 국정 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때 법원이 청와대 100m 앞인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집회와 행진을 허락한 것이 시위대가 청와대에 가장 가까이 간 사례다.

◆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간 청와대 뒷산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백악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물도 없이 걸어올라오느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설레는 마음으로 청와대를 들어가기 전 54년 만에 개방됐다는 청와대 뒷산 북악산(백악산)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뒷산 먼저 가보려고 마음먹었던 건 아니지만 암표로 구입한 청와대 관람권의 입장 시간은 오후 5~7시여서 시간이 남은 탓이었다. 입구는 두 곳이었다.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건너편 춘추관 뒷길과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근처 칠궁 뒷길이다.

경복고등학교 맞은편에서 시작되는 북악산 등산로 출입구에서 금융연수원 맞은편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가보기로 했다.

많은 관람객이 찾는 덕분인지 곳곳에 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약 10분을 걸어 올라가니 크고 웅장한 건물 대신 짙푸른 나무가 시야를 채웠다. 한쪽 편은 기와를 얹은 담을, 다른 한편에는 날 선 철조망과 경비초소가 이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로 옮긴 후 현재 초소는 비어 있지만 아직까지 초소 내부에는 전화기와 매뉴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북한 무장공비가 뒷산까지 침투한 '1·21사태(김신조 사건)' 이후 뒷산 경비는 삼엄해졌다. 반경 몇 미터 이내로 오면 군인들이 이렇게 사격 하라고 했다. 사진 찍느라 사실 창피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초소가 자물쇠로 잠겨있는 탓에 안으로 들어가서 제대로 내부를 볼 수는 없었으나 반경 몇 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사격한다는 문구는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문구를 확인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무섭다"며 도망가자는 반응이었다.

입구에서부터 30여분 정도를 올라가니 백악정 쉼터가 나왔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가파른 등산로까지 걸었으니 누구나 땀을 뻘뻘 흘리게 된다. 이곳에서 숨을 고르는 동안 탁 트인 풍경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산타워까지 바라보고 있으면 '고생하며 올라온 보람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쉬지 않고 빨리 올라가면 왕복 1시간 정도면 전망대까지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다만 꽤 가파르므로 물을 챙겨가길 추천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백악정에서 청와대 전망대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도 힘든 길도 아니었다. 소나무 등이 우거진 데크길이라 덥지도 않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도 않았다. 다만 이 풍경을 담으려고 카메라 가방을 뒤적이다 부품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져 속 쓰린 것만 빼면 모든 것이 좋았다. 전망대를 구경하던 모두가 "어..어.. 아.." 하는 탄식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추억도 새겼다. 이곳을 완주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0여분이었다.

◆ 청와대 본관 들어가는 데 대기 줄만 1시간

1시간 가까이 줄을 선 뒤에서야 청와대 본관 입구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청와대 개방과 관련한 수많은 언론 보도를 접했다. 청와대 들어가려면 대기 줄이 엄청 길어서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오후 5시 입장이었지만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오후 4시까지는 입구로 도착해야 제시간에 청와대 내부를 들어갈 수 있는 줄 알고 늦지 않으려 부랴부랴 뛰어갔다. 

청와대 뒷산에서 내려와 가장 가까운 출입구인 춘추관으로 들어가 바코드 번호를 보여주니 단 1분도 기다리지 않고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후 5시 입장권이었지만 관람권이 있는지 확인만 할 뿐 입장 시간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1시간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괜히 마음 졸였는데 언론이 가십거리를 위해 자극적으로 썼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정문을 통해서만 가느라 여기서도 들어갈 수 있는지 몰라서 줄을 서고 있다고 생각했다. 1시간 여유를 얻었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본관부터 구경해 보려고 했는데 엄청난 대기 줄이 있었다. 무슨 줄인가 물어보니 이 줄이 본관으로 가는 줄이란다.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 지 몇 명이 서있는지 가늠도 안 갈 정도였다. 오후 3시 50분쯤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오후 4시 45분쯤에서야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생각보다 올드한 내부

청와대 본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내부 모습은 이렇다. 약간 오래된 예식장 느낌도 났다. 마치 샹들리에만 있으면 '고급스럽지?' 라고 생각하는 올드한 디자인 같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처음 내부가 공개된 26일 언론들은 '외국 궁전보다 낫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레드카펫과 샹들리에로 화려하게 꾸며져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를 나오기 싫어한 것 같다는 댓글을 적었다. 그 탓에 얼마나 화려할까 궁금증만 더해갔다. 

약 1시간을 대기해 입구에 들어서니 덧신을 신어야 한다고 했다. 내부에 들어선 첫 모습은 딱 한 글자로 표현이 가능했다. 

"와"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나오는 표현이 아녔다. "TV에서나 보던 곳을, 내가 이 공간에 들어오다니 꼭 성공해서 오고 싶었던 곳인데" 이런 감탄사였다.

하지만 화려하다는 언론 보도와 달리 내부는 올드함 그 자체였다. 레드카펫과 샹들리에로 고급스러움을 살리고 전기 콘센트도 금테로 두르는 등 화려함을 살리려는 고민은 느껴졌지만 신축 아파트 '구경하는 집' 보다 못한 촌스러움이 느껴졌다.

역대 영부인 사진이 걸려있다. 김건희 여사 사진은 없다. 관람객들은 영부인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본관 건물은 노태우 전 대통령 때인 1991년 9월 준공됐다. 이 당시를 생각하면 가장 고급스러울 수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졌을 것이다. 하지만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크기만 큰 오래된 펜션 또는 모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외부가 저렇게 큰데 내부는 왜 이리 좁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영부인 집무실 겸 접견실로 사용되던 '무궁화실'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역대 대통령 부인 11명의 초상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청와대 내부 어디에도 역대 대통령 사진은 볼 수 없었는 데 영부인 사진만 걸려있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 시간이 촉박한 이들에게 

어릴적엔 저 자리에 앉아보고야 말겠다는 꿈을 꿨었다. 지금 앉으면 관계자한테 혼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청와대 전체 면적은 약 25만㎡(7만 5600여평)이다. 서울 여의도공원 정도 면적과 비슷하다.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을 1시간 줄 서서 본관을 구경하고 남은 1시간 만에 모든 건물 내부를 자세히 보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기자처럼 지방에서 당일치기로 서울을 방문해 다시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촉박하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청와대 영빈문으로 들어가 영빈관을 구경한 뒤 본관에 약 1시간 줄을 서서 내부를 관람하고 관저를 거쳐 춘추관 순으로 구경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더 많은 코스를 돌아다니면서 청와대 곳곳을 빠짐없이 볼 수 있다.

꽤 밝은 톤의 영빈관 내부. 청와대 본관을 제외하곤 내부를 관람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내부 설명도 간단히 하자면 관저는 대통령과 가족의 거주 공간이다. 영빈관은 국빈 방문 시 공연과 만찬 등의 공식 행사장이고, 춘추관은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이자 기자들의 기사송고실로 사용된 공간이다. 녹지원은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있다. 

시간이 없더라도 꼭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인 본관과 관저에서는 대통령의 생활상을 볼 수 있고 영빈관에서는 올드 한 청와대 내부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내부를 자랑하는 곳이다. 춘추관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이 된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척 해봤다. 막상 서보니 아무나 하는 게 아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인 녹지원은 화려하진 않아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오래된 나무들과 역대 대통령이 심은 기념 식수도 볼 수 있다. 춘추관 인근에는 과거 헬기장으로 쓰이던 잔디밭에 간이 텐트가 설치돼 있어 누워서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관저 뒤 언덕길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9세기에 조성된 '미남불'이라고 불리는 통일신라시대 석조 불상이 있다. 석굴암 본존상을 계승한 통일신라 불상 조각의 높은 수준을 알 수 있는 보물이 있다.

대통령의 생활공간인 관저의 내부는 언론에 공개됐다가 시민들에게 개방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카메라를 높이 들었을 때 이정도 모습만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사진, 궁금한 점이 있다면 kh10890@newspim.com로 연락해도 좋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6.02 kh10890@newspim.com

이외에도 조선시대에 왕을 낳은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칠궁,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 행사 등으로 사용된 상춘재, 최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한 '대담, 문재인의 5년' 인터뷰 영상에서 나온 침류각 등도 관람할만하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멀쩡한 청와대 놔두고 세금 들여가며 옮긴다고 욕했지만 청와대 구경은 재밌었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이 아닌 소통의 상징이 되길 바라며.[사진=뉴스핌DB] 2022.05.09 photo@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솔직히 고백하면 청와대를 옮긴다고 했을 때 주변에 욕을 그렇게 많이 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멀쩡한 공간을 놔두고 왜 굳이 국민의 혈세를 쓰냐고. 

막상 청와대를 구경해 보니 쉬지 않고 2~3시간을 걸었는데도 전부 관람하지 못했다. 아무리 소통을 잘 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너무 큰 규모 탓에 역대 대통령들이 직원들과 소통이 쉽지 않았으리라 대략 짐작이 갔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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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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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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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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