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언론 설명회 개최
납세·고용 사회적가치 급증…환경은 감소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경제적가치(EV, economic value)와 사회적가치(SV, social value)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SK그룹이 23일 2021년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발표하고,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사회적가치는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하는 데 기여한 가치다.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기후변화 등 사회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적극적 문제해결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SK는 그동안 기업의 새로운 역할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해 왔고, 2018부터는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화해 발표해 왔다.
SK 측은 "이번에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과 데이터를 전격 공개함으로써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측정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감과 동시에 최태원 SK 회장의 지론인 더블보텀라인 경영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2021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 |
◆ 2021년 사회적가치 18조4000억…"측정값 증가세 뚜렷"
SK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2021년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언론 설명회를 갖고, 전 관계사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총액이 18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60%, 약 7조 원 증가한 수치다.
사회적가치 지표별로는 △경제간접 기여성과(E) 19조3443억 원(고용 10조1000억 원, 배당 3조4000억 원, 납세 5조9000억 원) △환경성과(E) -2조8920억 원(환경공정 -3조6000억 원, 환경 제품·서비스 8000억 원) △사회성과(S) 1조9036억 원(사회 제품·서비스 8000억 원, 노동 5000억 원, 동반성장 3000억 원, 사회공헌 300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그 외 △거버넌스(G) 지표는 비화폐적 목표와 성과 중심으로 관리 중에 있다.
세부 내역을 보면, 관계사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납세(+100%)와 고용(+39%)이 전년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사회 제품·서비스(+76%), 노동(+93%) 분야 증가세도 뚜렷했다. 반면 환경공정(-2%)과 동반성장(-0.07%)은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회장은 "긍정적인 측정 결과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며 "외부와의 소통 과정 등에서 보완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 관계자는 환경지표 관련, "SK가 넷 제로와 RE100 선언 등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장 증설과 조업률 증가 등 영향으로 향후 2~3년간은 탄소배출 총량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촉발하는 '경영 인프라'로 기능해 오고 있다"면서 "그 결과 관계사들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례로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전기차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SK㈜와 SK E&S의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 공동투자(1조8000억 원, 2021년 1월), SK 에코플랜트의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기업 테스 인수(1조2000억 원, 2022년 2월) 등 친환경 미래사업 분야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자료=SK] |
◆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 전격 공개…"공공재 성격 강해"
SK는 그동안 내부 관리만 해왔던 사회적가치 측정 세부 산식과 관련 데이터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SK에 따르면, 사회적가치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인력,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긍정 성과'(+)와 '부정 성과'(-)를 함께 측정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가치 화폐화 값은 △베이스라인(시장평균 기준) △화폐화 단위기준(국제기구·정부·협회 등 발표지표 적용) △기여도 등 세 가지 주요 항목을 적용해 도출한다. 즉, 자사 제품·서비스가 전체 시장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가치 총액을 산정한다.
예를 들어,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 가동 중에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단지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거뒀고, 이로써 지난해 28억 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온실가스 배출계수 및 감축비용, 공급열량 등을 대입해 산출됐다.
산식 공개와 관련 이형희 SV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적가치 창출 및 화폐화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동시에 사회적가치 정보를 투자와 소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사회적가치 도출 산식과 성과가 가지는 의미를 공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측정 시스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SK는 국제 기업연합체 VBA(Value Balancing Alliance),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협업을 지속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화폐화 측정 산식과 데이터는 이날부터 SK그룹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다. SK 각 관계사들 또한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와 산식 등을 사별 홈페이지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SK 측은 "산식과 데이터 등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영업기밀이 아닌 이상 이해관계자와 다른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