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매매신호 알려주는 방식으로 도와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인지 몰랐다"며 혐의 부인
경찰, 직원 A씨와 친동생 검찰에 구속송치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과 그의 동생이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의 범행에 도움을 준 인물이 경찰에 체포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우리은행 직원 A씨의 지인 B씨를 지난 4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2003년~2009년까지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에서 전산 업무를 담당하며 A씨를 알게 됐고, 2005년~2008년 우리은행 본점에서 파견근무를 한 뒤 퇴사해 주식 관련 전업 투자자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가 횡령금 일부를 옵션거래 상품에 투자할 때 차트 매매신호를 알려주는 등 도움을 주고, 매달 수백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며, 구속여부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왼쪽)과 친동생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의 친동생인 전 모씨는 횡령액 일부를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 받은 공모 혐의로 구속됐다. 2022.05.06 hwang@newspim.com |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는 A씨와 그의 동생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에게 형법상 문서위조 혐의도 적용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빼돌리고 횡령 때마다 내부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횡령한 자금 대부분은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 중 500억원은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등에 사용했고 동생은 100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은행 측이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하자 경찰에 자수했고 30일 구속됐다. 공범인 B씨의 동생도 이달 1일 구속됐다.
경찰은 A씨가 빼돌린 자금 흐름을 살피는 한편 또다른 공범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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