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시 정치적 타격이 경제적 타격보다 클 것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페이민신(裴敏欣)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는 28일 닛케이 아시아평론(日經亞洲評論)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유지와 포기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있지만 어떤 선택을 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긴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페이 교수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고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겠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해 몇 달 안에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며 "이는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켜 공들여 쌓아온 당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간 방역 성공을 강조하며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해온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함으로써 감당해야 하는 정치∙이데올로기적 타격이 경제적 타격보다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계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IMF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4.4%로 하향 조정했고 알리안츠는 중국의 올해 GDP가 3.8%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민신(裴敏欣) 미국 클레어몬트 맥케나대 교수. [사진=대만 경제전문 주간지 톈샤잡지(天下雜誌)] |
반면 시 주석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 근절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페이 교수는 강조했다.
페이 교수는 "중국이 6주간 상하이를 봉쇄하며 코로나 통제에 주력했지만 시민들의 불만과 경제적 피해만 커졌을 뿐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상하이가 잠잠해지면 다른 도시에서 확산세가 재현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이 봉쇄를 연장했음에도 확산세가 지속돼 대규모 경제 파탄이 일어나게 되면 시 주석의 정책 수정과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올가을 3연임을 최종 확정할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 주석에게 정치적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