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 당국자들에게 미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최근 몇 주간 경제 및 금융 분야의 고위 당국자를 연이어 만나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서방의 자유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일당 체제가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미국이 정치·경제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을 강조하며 장기집권을 위한 명분을 쌓아온 시 주석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담긴 발언이다. 시진핑은 올가을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시 주석이 구체적으로 미국을 지목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성적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작년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5%로 중국(4.0%)을 앞질렀다.
시 주석의 요구에 부응해 관련 부처들은 제조, 과학기술, 에너지, 식품 분야에 대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가속하고 소비 활성화를 위한 쿠폰 발행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기 부양을 위한 해결책으로 중국은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26일 열린 중앙재경위원회 제11차 회의에서 시 주석은 "인프라는 경제 사회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자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는데 견고한 기초를 닦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교통, 에너지, 수리 시설, 항만, 스마트 도로, 스마트 그리드,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 생산 기지, 슈퍼컴퓨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플랫폼, 광대역 네트워크 등을 거의 모든 분야의 인프라 시설이 거론됐다.
중앙재경위는 "중국의 인프라가 국가 발전과 안보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인프라의 전면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