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다 깬 이력에 중국 눈치 보여
위약금 1조원...머스크에 큰 돈 아냐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일론 머스크는 아마도 트위터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다' 제하의 사설에서 "머스크가 4년 전 워런 버핏이 인수한 시즈캔디(See's Candies)를 능가하는 사탕 회사를 차리겠다고 약속했다가 생각을 바꾼 것처럼 지금의 440억달러(약 56조원) 규모 트위터 인수건도 없던 일이 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트위터 인수건이 무산될 수 있는 이유는 머스크 CEO의 단순 변덕 뿐이 아니다. 걸리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먼저 테슬라가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에 합의했다는 보도에 테슬라 주가는 약 20% 미끄러졌다. 머스크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만일 그가 끝내 트위터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테슬라 주가가 회복된다면 "위약금을 충분히 물고도 남는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하지 않는다면 약 10억달러(1조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2646억달러다. 그에게 위약금 1조원은 엄청나게 큰 돈이 아니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신경써야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테슬라 차량 절반의 생산 허브이자 회사 매출의 25%를 담당하는 주요 시장이다.
머스크는 평소 '표현의 자유 절대론자'로 알려져 있다. 현재 트위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 유해한 게시물을 삭제 조치하며 관리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플랫폼을 '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선거 조작 의혹 등의 게시물로 접근이 영구 차단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트위터는 중국 '만리 방화벽'에 막혀 접근이 차단된 소셜미디어이자, 당국의 검열 대상이다. 본래 주력 사업이 테슬라인 머스크 입장에서 중국의 검열 협조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렵다.
이밖에 로이터는 머스크의 최근 일련 트윗을 보면 그가 최종 인수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고, 디렉트메시지(DM) 보안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등 비판 트윗을 이어가면서도 "이봐. 내가 기적을 일으킬 순 없잖아"란 일보후퇴 뉘앙스의 트윗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 [사진=트위터]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