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리·단속 나온 경찰 신호·지시 이행해야
"기술 발전 맞춰 지속 보완…초기 시행착오 방지 기여"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앞으로 자율주행차는 교통사고 시 경찰에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단속 나온 경찰이 일시정지 지시를 내리면 바로 멈출 수도 있어야 한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율주행차 통행규칙 가이드라인'을 최근 공개했다. 경찰은 자율주행차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안전 주행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 내용을 보면 자율주행차는 교통정리를 위해 현장 출동한 경찰 신호와 지시를 인지하고 이에 따라야 한다. 만약 도로에서 신호등 신호와 경찰 지시가 다를 경우 경찰 지시를 우선으로 한다. 단속 나온 경찰이 일시정지 또는 정차를 요구하면 자율주행차는 이 지시에 따를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음주운전 단속하는 경찰.[사진=경기북부경찰청] 2021.11.04. lkh@newspim.com |
교통정리를 하지 않는 교차로 진입 시 우선순위 규정대로 진로를 양보하거나 서행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해야 한다. 예컨대 먼저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 넓은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 우측도로에서 진입하는 차량 등 통행 우선순위 맞춰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나 고장 등 비상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교통사고와 같은 충격을 인식한 후 운전자가 취해야 할 조치를 안내해야 한다. 운전자 및 탑승객 반응이 없다면 교통사고를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 철도 건널목에서 고장이 났을 때 신속히 철도공무원에게 연락하거나 경고음을 울리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또 고속도로 주행 중 고장이나 부득이한 상황으로 운행이 어려우면 우측 가장자리에 정지시키는 기능도 탑재해야 한다. 그밖에 속도제한 및 안전거리 확보, 진로양보와 앞지르기 방법, 고속도로 갓길 통행금지 등도 가이드라인에 담겼다.
경찰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자율주행차 도입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비상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3 자율주행차는 빠르면 올해 출시된다고 예상했다.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레벨2로 운전자 주행을 보조하는 정도다. 정부는 운전자 조작없이 운행 가능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관련 산업을 지원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제작사와 프로그램 개발자에게 도로교통법상 이런 규정이 있으니 프로그램 제어, 컨트롤하는 기능을 담으라는 지침"이라며 "초안 성격으로 기술 발전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계속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자율주행차 설계자와 제작자, 관리자, 서비스 제공자, 사용자 등에게 초기의 시행착오를 방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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