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이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미국과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충돌·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자 내수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개편,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의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사진=바이두(百度)] |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10일 '전국적으로 통일된 대 시장 건설 가속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중국 국내 시장의 규모화 확장 △안정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경영환경 조성 가속화 △시장 거래 비용의 진일보한 절감 △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 고도화 촉진 △글로벌 경쟁 및 협력에 참여 가능한 신 우위 육성 등을 목표로 전국적으로 통일된 대 시장을 조속히 건설할 것을 주문한 문건이다.
'의견'은 통일된 시장을 건설하기 위해 '립파병거(立破並舉)'를 강조했다. 기준 및 규정을 확립하여 제도를 완비함과 동시에 각종 보호주의·불공정 경쟁·불필요한 정책 등 내수 시장 확대를 저해하는 요소들은 정리한다는 의미다.
중국지도부는 일찍부터 내수 시장 확대에 주목했다. 외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14억 인구에 기반한 소비 시장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것이었다.
국무원이 2017년 1월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장 관리감독 규정을 기본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전국적으로 통일된 대시장을 보다 완비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13차 5개년 시장 관리감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5년여 간 내수 시장 보호 및 확대를 강조한 문건이 잇따라 출범했다.
지난 2020년 8월 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 대순환을 위주로 국내외 쌍순환이 상호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해 10월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는 이른바 '쌍순환(雙循環, 이중 순환)' 발전 전략이 제시됐다.
쌍순환 전략은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내수 중심의 '경제 자립'을 의미하는 '국내 대순환'을 기반으로 국제 무역을 확대(국내 대순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10일 발표된 '의견'은 쌍순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 문건으로 해석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왕하이펑(王海峰) 주임은 "'의견'은 국내 대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시장 활력을 더욱 환기시킴으로써 '쌍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조치"라며 "기존의 관심 사안이었던 토지시장과 자본시장·에너지시장을 포함해 노동력시장·기술시장·데이터시장·환경보호 시장의 진일보한 시장화 개혁에 있어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견'에는 반독점 및 플랫폼 경제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다. 시장 경쟁 및 시장 간섭 행위를 규범화하기 위해 반독점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독점 등 문제를 타파하고, 데이터·알고리즘 등 수단을 이용해 경쟁에서 제외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알리바바·텐센트 등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쓰촨(四川)대학교 법학원 혁신 및 경쟁법 연구센터 위안자(袁嘉) 주임은 "'경영자 집중 심사'는 반독점법 집행 기관이 기업 인수합병 등 경영인 행위를 사전에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의견'에 따라 금융·미디어·과학기술·민생 등 분야와 스타트업 및 노동집약형 업계 기업 경영자가 주요 관리감독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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