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 요원이 확진자의 반려견을 때려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상하이 푸둥신구에서 웰시코기 한 마리가 흰 방역복을 입은 사람에게 맞아 죽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웨이보 등 현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
목격담 등에 따르면 상하이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한 주민이 방역 당국이 보낸 버스를 타고 격리 시설로 떠나자마자 방역복을 입은 한 남성이 홀로 남겨진 반려견을 몽둥이로 내리쳐 죽였다.
견주 측은 "온 가족이 격리되자 주민위원회에 돌봄을 부탁했지만 반려견을 집에 두는 것도 단지 안에 풀어두는 것도 안 된다고 거부당했다"며 "방역 당국의 지시대로 단지 밖에 개를 풀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단지를 관리하는 주민위원회 관계자는 "확진자의 반려견도 감염됐을 수 있다는 걱정에 경솔했다"며 "나중에 견주와 연락해 배상하겠다"고 전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흰옷을 입은 악마들", "개도 생명이 있다", "방역 당국 직원이 내 개를 죽이려 한다면 나부터 죽이라고 할 것"라는 등 거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네티즌은 "반려동물을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를 해야 하는데 방역 요원의 이 같은 행동은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주인과 헤어진 반려견이 중국 상하이의 한 대로변에서 방역 요원에게 맞아 죽었다. [사진=웨이보 캡처] |
주인이 격리된 빈 집에 무단 침입해 반려동물을 살처분하는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집에 있는 반려동물들을 살처분해 많은 동물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상하이 쉬후이구의 한 주민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주민위원회로부터 고양이를 살처분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거절했지만 위원화는 방역 당국에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반려동물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사건은 비단 상하이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칭다오에 사는 한 주민도 확진자와 접촉으로 격리되어 있는 사이 방역 당국이 동의도 없이 집을 방문해 고양이 세 마리를 죽였다고 토로했다.
중국 장시성 샹라오시 신줘구의 한 주택에서도 주인이 격리된 사이 방역 요원들이 빈집에 들어와서 묶여 있던 반려견을 때려죽인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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