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진 상하이에서 병원 치료 중이던 뇌졸중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리 씨는 지난해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상하이 한 재활센터에서 입원했다. 수술 후 의식은 회복했지만 언어장애와 마비 등 후유증으로 혼자서는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
이 가운데 리 씨가 입원한 재활센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간병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강제 격리에 들어갔다. 리 씨 남편은 아내와 함께 격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당국은 거절했고 추가 의료 인력도 파견하지 않았다.
센터는 포화상태에 달했고 리 씨는 가래를 제때 배출하지 못해 기도가 막혀 질식 사망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의료현장 붕괴와 중증응급환자 치료의 병목 현상이 낳은 비극이라는 평가다.
코로나 봉쇄령으로 텅 빈 상하이의 거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리 씨 어머니는 "3년 가까이 코로나19와 싸우면서 왜 이런 돌발 상황 앞에서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가"라며 "비통하면서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리 씨의 모교인 칭화대학교의 한 동문은 "정신병적인 방역이 그녀를 죽였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의료진·의료기기 부족, 이송 시스템 미비 등으로 인한 2차적인 피해가 속출하자 중국에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상하이의 한 대형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도 천식으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지만 소속 병원이 코로나로 임시 폐쇄되면서 제때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상하이시 푸둥 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천식 환자 역시 구급차가 오지 않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리 씨뿐만 아니라 천식 치료를 놓친 간호사, 구급차에 외면받은 주민 모두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었다"며 "시대로 인해 한 줌의 재가 돼버렸다. 상하이에는 얼마나 더 많은 재가 쌓일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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