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
반의사불벌죄 조항 법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
피해자 보호장치 마련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온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인수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차승훈 인수위 부대변인은 전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법무부는 스토킹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에 대해 일반 추진 검토의견을 제시했고 합의 과정에서 추가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회 입법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법무부의 모습. 2020.12.03 dlsgur9757@newspim.com |
앞서 윤 당선인은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와 경찰에 전자감시관제센터를 마련해 가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적용해 위치추적을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대선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스토킹처벌법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법에서 규정하는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통신망으로 말이나 영상을 전달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정의했다.
스토킹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며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의미한다.
이 조항으로 인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거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스토킹 범죄가 지속돼 피해자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스토킹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항 폐지 외에도 스토킹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의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특성상 친밀한 사람이나 지인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고소 취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조항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피해자 보호라는 취지에 맞게 선제적으로 스토킹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들도 필요해 보인다"면서 "스토킹 현장에서 피해자와 피의자를 분리할 수 있는 조치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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