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신입생 7080 '실버 만학도'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검안 분야 진출 위해 4년제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에 재입학 했어요"
국내 4년제 대학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한 뒤 올해 전문대학 안경광학과에 유턴 입학한 주소현(25) 씨의 입학 소감이다.
전문대학 안경광학과에 진학한 주소현(25) 씨[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소가윤 기자 = 2022.04.07 sona1@newspim.com |
주씨는 안경광학과에서 관련 전문 지식을 쌓고 본인이 갖고 있는 외국어 능력과 무역 관련 자격증을 활용해 해외 검안 분야 진출의 꿈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 전문대학 신입생 중 주씨와 같이 특징 있는 진학 사례를 소개했다.
권익환(25) 씨도 4년제 첨단재공학과에서 2학년까지 마쳤지만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화학공학과로 유턴 입학했다.
권씨는 "졸업 후 불확실한 진로와 취업에 대해 고민하다가 화학공학과가 취업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적성을 고려하고 학교 선·후배, 부모님과 상의 후 진학했다"고 입학 소감을 밝혔다.
취업 후 다시 꿈을 찾아 유턴 입학한 경우도 있다.
올해 전문대학 간호학부에 입학한 박수진(25) 씨는 본래 4년제 아동보육학과에 입학, 호텔부로 전과한 뒤 졸업해 호텔에 취업했다. 하지만 간호사의 꿈을 갖게 된 박 씨는 간호학부에 유턴 입학했다.
박씨는 "늦게나마 간호사의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한 이웅조(80) 씨[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소가윤 기자 = 2022.04.07 sona1@newspim.com |
이밖에 만학도가 전문대학에 입학한 사례도 있다.
이번에 전문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웅조(80) 씨는 유년시절 6.25 전쟁을 겪고 영신학교 초등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농사와 건설 현장직, 시청 임시직 등에 종사하며 6남매를 키웠다. 이씨는 최근 4년간 평생교육기관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지난 2월 졸업했다.
이 씨는 "학업의 한을 풀기 위해서 대학에 온 것이 아니"라며 "졸업 후 주택관리사가 목표"라고 밝혔다.
늦깎이 신입생 김명한(71) 씨는 올해 전문대학 자동차체어진단기술 전공에 진학했다. 김씨는 지난 1991년부터 약 30년간 속초에서 자동차 정비학원과 장비,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기술 업계 베테랑이다.
김씨는 뒤늦은 진학 이유에 대해 "날마다 달라지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에 대한 배움의 욕구가 끝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뷰티에 관심을 갖고 필리핀에서 건너와 미용과에 입학한 해외 유학생, 체계적 교육을 받기 위해 유튜브방송학과에 입학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 실습위주의 특성화 교육과정을 학습하기 위해 산업디자인과에 동시에 입학한 쌍둥이 자매 등 다양한 이색 사례가 소개됐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다"며 "전문대학 구성원들은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 직업교육중심 교육기관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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