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태양광 등 사업 정리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철수한데 이어 태양광 사업 등 다른 사업에서도 손을 떼자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LG전자의 오판 아니냐, 앞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31일을 끝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당시 스마트폰 등 사업을 맡고 있던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영업적자 5조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니 주가는 오히려 뛰었다.
임성봉 산업1부 기자 |
LG전자는 최근 이사회 논의 등을 거친 끝에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 경쟁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 부진 등으로 해당 사업을 정리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대에 머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은 지난 2019년 1조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추락했다. 사업 철수를 결정하자 주가는 역시 반등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중 하나인 '웹OS 오토' 사업도 조기에 종료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여러 완성차 업체와 웹OS오토에 대한 기술검증 등 절차까지 진행했으나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 조기 종료로 매듭을 지었다.
이같은 영향 때문인지 LG전자 직원 수도 9년 내 최저 수준이다. LG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등기 임원을 제외한 국내 직원 수는 3만6499명이다. 전년 3만9745명 대비 3246명(8.2%) 감소했다.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 2012년 말 3만6376명 이래 최근 9년 내 직원 수가 가장 적다.
이같은 최근 움직임을 보면 LG전자가 주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뛰고 오히려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에 자원을 쏟아 붓는다는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경영 철학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은 매듭을 짓고 앞으로 커질 사업에는 무게를 실어 드라이브를 건다는 게 조 사장 스타일이다. 조 사장 체제의 LG전자는 여러 사업을 정리한 대신 올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블록체인, 지식재산권 등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태양광 등 굵직한 사업들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는 어렵다. 요즘 말로는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는 유명한 인터넷 밈으로 설명을 대신할 수도 있겠다. 결국 어느 기업이든 자원은 한정적이다. 과거의 판단만으로 현재와 미래의 사업을 약속하는 것 역시 무모하다. 시장은 시시각각 변해가는데 과거의 전망이 오늘의 현실과 꼭 같을 수만은 없다.
앞으로 LG전자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구광모 회장과 조주완 사장이 보여주고 있는 '선택과 집중'에 대한 신뢰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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