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 수가 1000만명을 넘겼다.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의 1이 살던 곳을 떠나 국내 다른 지역으로 피란하거나 아예 국경을 넘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을 피해 달아난 피란민에게 온정을 베풀고 있지만, 인접국의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고 인신매매 등 추가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일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 수는 1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침공 전 세계은행이 추산했던 우크라이나 인구 4400만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인접국으로 이동한 피란민 수는 330만명 이상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일까지 폴란드로 이동한 피란민은 210만명에 달하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인접국으로 향한 난민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장 크리스토프 뒤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이주부서장은 "지난달 24일부터 폴란드가 받아들인 난민 수는 이미 2014~2017년 EU가 받아들인 난민 전체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2.03.22 kwonjiun@newspim.com |
난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인접국 중 가장 많은 난민이 몰린 폴란드에서는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 무료 제공에 대한 현지인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에서도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피란민을 받은 몰도바도 "추가 수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국경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우크라이나 출신이 아닌 중동 또는 아프리카 지역 출신이 대거 유입되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어린이나 여성 등 전쟁 취약 계층이 인신매매 및 착취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는 러시아 침공 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어린이가 150만여명에 달한다면서, 인신매매업자들이 이러한 혼란 상황을 악용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역 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BBC는 우크라이나 인구 4분의 1이 피란민이 된 것은 유례없는 전쟁 재난이라고 지적했다.
난민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이중적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포린폴리시(FP)는 시리아 난민에는 빗장을 걸던 유럽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포용하는 이중성을 보여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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