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분기 매출 30억 미만으로 관리종목 우려
양사 "4분기 매출 상대적으로 양호...30억 넘길 것"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여행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관리종목이 속출하는 '죽음의 3월'이 다가오는 만큼 지난해 매출이 부진했던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의 4분기 개별 실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개별 기준 매출액은 23억4354만원으로, 전년 동기(402억571만원) 대비 94.17%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168억 원으로, 전년 동기(-97억원)보다 1.7배가량 늘어났다.
모두투어는 수천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업계 2위 여행사다. 코로나 발생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뚝뚝 떨어지며 실적 부진으로 인한 관리종목 위기 명단에 올랐다. 4분기 누적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지 못할 경우 코스닥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지난해 6월 '유럽여행 패키지'로 홈쇼핑 대박을 터트린 노랑풍선도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는 어려웠다. 노랑풍선은 개별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21억353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실적(195억4027만원)에 크게 못 미친 기록이다. 영업손실은 누적 103억원까지 불어났다. 노랑풍선 역시 4분기 매출액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갈린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내 여행사 카운터가 줄어든 여행객들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2 mironj19@newspim.com |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며 국내 굴지의 여행 상장사들이 국내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관리종목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투자자 주의 환기가 필요한 종목이다. 2년 연속 30억원 미만의 매출액을 기록하면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여행사들은 이번에는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체제 전환이 일시적으로나마 이뤄진 만큼 '매출 30억원 이상'은 문제없다는 판단에서다.
모두투어는 지난 14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51% 감소한 1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89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61억원 가량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추석 이후 여행 시장이 조금 열리면서 1~3분기보다는 매출이 높았다"며 "별도 기준으로 봐도 관리종목 지정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랑풍선도 관리종목 지정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4분기 누적 매출액은 30억원을 넘기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노랑풍선이 지난해 벌어들인 연결 기준 매출액은 50억원으로, 전년(199억원) 대비 74.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급감에 따른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또 "지난해 론칭한 OTA(온라인 여행 에이전시) 플랫폼 쪽에서도 쇼핑 매출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도 안심할 수는 없지만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오프닝만 본격화되면 여행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여행사들의 줄 이은 폐업 이후 대형사 중심의 시장재편이 예상되고, 누적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또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오미크론 증상이 경미하다는 점에서 유럽이나 미주 쪽으로는 거리두기 완화 방침이 나오고 있다"며 "하반기는 좀 기대해볼만하다고 보고 있지만 투자 시점을 언제로 잡을 것이냐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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