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공장 소형차 단산에 가동 중단
베이징공장은 지난해 '리샹'에 매각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베이징 공장에 이어 충징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업계와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합작해 세운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충칭 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충칭 공장 근로자 대부분은 휴직 중이다.
베이징현대는 베이징(1·2·3공장)과 허베이성 창저우, 충칭 등에 5개의 생산기지를 운영했지만 지난해 베이징 1공장을 시에 매각했다. 이 시설은 베이징에 본사를 둔 전기차 업체 '리샹'에 인수됐다. 리샹은 지난해 10월 이 자리에 전기차 스마트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
충칭 공장은 베이징현대가 중국 사업 전성기인 2017년에 1조6000억원을 들여 연 30만대 규모로 지은 시설이다. 베르나와 안시노, 피에스타, ix25 등 중국 시장 전용 차량에 초점을 뒀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38만5000대까지 감소했다.
중국 현지 매체인 제일재경은 최근 수년에 걸쳐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비롯된 생산능력 과잉 상태가 충칭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현대차와 계열인 기아의 합계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7.35%에서 지난해 1.7%까지 떨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전기차 전환 등 시장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베이징현대에서는 현재 파생전기차 모델을 판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 부진을 겪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한 3만1000대, 기아는 18% 줄어든 1만4000대를 각각 나타냈다. 양사 합산 시장 점유율도 2.1%로 낮아졌다. 지난해 1월 양사의 점유율은 3.3%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충칭 공장은 소형차 위주의 생산 공장인데, 중국 내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진 데다 상품 라인업 효율화 및 상향화 전략에 따라 소형차를 단산하게 되면서, 잠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라며 "점유율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지난 2016년 역대 최대 판매량인 65만대를 기록한 후 2017년 판매량이 35만9000대로 반토막이 났다. 2021년 판매량은 15만2000대에 그쳤다. 결국 기아의 중국 3자 합작사 중 한 곳인 중국 둥펑자동차가 지난해 말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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