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중은행 비상 대책 회의 실시
수은,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 참석
"러시아와 거래시 철퇴…송수금 못해"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미국의 대(對)러시아 달러 결제 제재 등을 통한 금융제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러시아 은행 간 거래 차단으로 러시아 수출입 금융과 해외송금 등이 원천 봉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은행은 비상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 주요 은행들의 달러 거래나 국제은행결제망(SWIFT)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대금결제 자체가 막혀 우리나라 기업의 대 러시아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743.80) 대비 38.72포인트(1.41%) 내린 2705.08에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84.25) 대비 15.17포인트(1.72%) 하락한 869.08에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2.1원)보다 3.4원 오른 1195.5원에 문을 열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사를 보고 있다. 2022.02.22 pangbin@newspim.com |
SWIFT는 1973년 유럽과 북미의 주요 은행들이 가맹한 민간 국제은행 간 통신협정으로, 달러로 국제 금융거래를 할 때 필요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이다. SWIFT에서 분리될 경우 러시아 금융기관은 200개국의 1만1000개 금융기관에서 달러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SWIFT에는 국책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가입해 있다. 미국의 달러 거래 제재 시 우리나라에서 러시아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송금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일부 시중은행은 이날 비상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달러 제재에 대비해 비상 대책회의 중"이라며 "러시아와 거래 시 환율 중개은행인 미국 금융기관을 거쳐 달러를 루블화로 환전해야하는데, 미 금융기관과 러시아의 달러 거래가 막히면 사실상 러시아와 거래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에 달러 제재로 인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출입업체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지만, 거래 자체가 불능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은행 차원에서 대책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러시아에 대한 달러 제재 및 SWIFT 분리 시 무역금융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기업 간 무역거래 시 금융기관을 껴서 수입기업에 대출 형태로 대금을 지불하고, 수출기업이 이를 갚는 무역금융이 필요한데, 러시아의 SWIFT 분리로 이게 막히면 무역거래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수출입은행의 경우 정부에서 이달 세 차례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 피해가 우려되는 수출기업에 대한 정부의 판로 및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달러 결제가 막히면 러시아와 거래할 방법은 없는 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이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러시아 수출기업에게 결제금액 기한을 연장해주고 긴급 경영자금지원을 해주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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