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과 이준서의 황당한 실격 처리에 국내 스포츠계도 일제히 한 목소리로 목소리를 높혔다.
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으로 대한민국 선수들이 연이어 실격을 당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 경기에서 중국은 고스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챙겼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소가윤 기자= 7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이준서(22·한국체대)가 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인 변경 반칙이 선언돼 탈락했다. 2022.02.07 sona1@newspim.com |
지난해 끝난 도쿄올림픽에 출전 태극전사들은 중국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분노를 표했다.
황대헌에 이어 이준서까지 실격되자 '배구 여제' 맏언니 김연경(34)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또 실격? 와 열 받네"라고 적었다.
양궁의 안산(21) 역시 "하고 싶은 거 다 해먹어라. 주어 김안산"이라며 편파 판정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양궁 김재덕도(18) "쇼트트랙 룰은 잘 모르지만 판정 이게 맞나요?"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수영의 황선우(19)는 쇼트트랙 경기를 보는 화면과 함께 "....."라고 표현하며 말문이 막힌 듯한 심경을 전했다. 체조 여서정(20) 역시 "쇼트트랙 이거 맞아요? 화나"라며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같은 종목인 선수인 쇼트트랙 이한빈(34)은 "이게 올림픽이냐"라며 글을 올렸다. 쇼트트랙 김도겸(29)도 "올림픽 정신이 뭘까"라며 중국의 편파 판정을 지적했다. 밴쿠버·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이자 해설위원인 박승희는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화면과 함께 "이 기분을 또 느낄 줄이야. 그것도 2배로"라고 적었다.
편파 판정 논란에 분노한 네티즌들도 "이게 올림픽이냐, 중국체전이냐", "올림픽 보이콧하고 선수단을 철수 시켜야 하는거 아니냐",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다" 등의 거센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8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쇼트트랙 판정 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유인탁 선수부단장, 윤홍근 선수단장,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겸 비디오 전력분석 담당이다. 2022.02.08. jeongwon1026@newspim.com |
이 같은 논란에 대한체육회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쇼트트랙 편파판정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ISU와 IOC에 어제(7일) 항의서한을 발송했고, 오늘(8일) 면담을 통해 강력한 항의와 재발방지책 등을 요구할 계획"이며 "젊은 선수들에게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서 그들의 피와 땀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빙상연맹(ISU)은 이날 공식 성명에서 한국의 판정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ISU는 "연맹 규정에 근거해 심판은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규칙 위반에 따른 실격 여부에 대해 심판의 판정에는 항의할 수 없다"며 주심과 영상담당 심판의 판결을 두둔했다.
여기에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정이 어떻게 나올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CAS는 규정 오적용이나 심판 매수 등 비리가 아니면 제소를 해도 심리대상으로 삼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앞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도 김동성이 1위로 들어왔지만 실격 판정을 받았다. CAS에 제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도 판정 번복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CAS는 심판 매수 또는 승부 조작 같은 비리가 아니라면 심리 대상으로 삼지 않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제소를 함으로써 또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6개 종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슷한 판정 논란을 줄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CAS는 스포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적인 기구로 제7대 IOC 위원장이었던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스포츠 분쟁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제기, 설립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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