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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증권맨] "회사가 달라졌어요" 신입사원의 신박한 ESG

기사입력 : 2022년02월01일 08:23

최종수정 : 2022년02월01일 08:23

사내 ESG캠페인..."사람 존중, 기업문화 개선"
환경보호, 존댓말 사용 시 포인트 적립 시행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증권가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대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SG펀드 출시뿐 아니라 사내 ESG경영 실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갓 입사한 새내기 사원이 ESG 실천방안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것이 '대박'을 쳤다. ESG 실천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만들고 재밌게 구성했더니 임직원 참여도와 호응도가 높아진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송호선 사원은 2020년 말 입사한 사회생활 1년 차 신입사원. 지난여름 사내 직원들 대상으로 ESG캠페인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송 사원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구체적이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로 짜인 덕분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송호선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원. 2021.11.26 kimkim@newspim.com

예컨대 회의 중 경어를 사용할 경우 50포인트, 회의실 사용 후 소등할 경우 41포인트를 적립하는 식이다. 전등 소등만으로 41g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한국투자신탁 사내 탄소배출량을 약 106만g 줄였다. 또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1만 점부터 온누리상품권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살리기에도 나설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한투신탁운용의 사내 ESG캠페인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캠페인 실천을 위해 ESG캠페인 전용 앱도 새로 만들었다. 분리수거나 소등을 했을 때,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을 사용했을 경우 앱을 벽에 부착된 QR코드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적립된다. 가장 많은 포인트를 모은 직원 순으로 '톱10 순위'도 매겨진다. 이렇다 보니 ESG 실천에도 경쟁 의식이 생긴다. 종종 '사내 ESG캠페인 2배 누적 이벤트'도 벌이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첫 달 임직원들의 반응은 그저 '재밌다' 정도였다. 그런데 하나둘 환경 살리기에 동참하며 리워드를 받기 시작하자, 이를 보고 따라 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 현재 전체 직원 270명 가운데 157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4개월간 가장 많은 포인트로 온누리상품권을 바꿔간 직원이 5만원 정도다. 아직 작은 액수지만 1등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사내 ESG 페인 가운데 직원들이 가장 많이 실천하고 있는 분야는 '걷기'다. 가까운 거리는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다니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내리기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특히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은 포인트가 높아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또 종이컵 대신 텀블러나 컵 사용, 분리수거와 분리배출의 효과도 높아졌다.

한투신탁운용은 ESG캠페인 관련 동영상도 만들어 대대적인 홍보에도 나섰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동영상을 만들어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행여 임직원들이 ESG캠페인 실천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앱 사용 방법부터 QR코드 찍는 법, 포인트 적립 방식까지 절차를 쉽게 설명해 영상으로 올려놨다.

사내 ESG캠페인으로 가장 먼저 사내 분위기가 좋아졌다. 리스펙(RESPECT)캠페인으로 임직원끼리 존댓말을 하거나 경어를 사용하는 게 어느덧 일상화가 됐다. 포인트도 올라간다. 동료 칭찬하기는 ESG앱 게시판을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장 높은 포인트 500점을 쌓을 수 있다. 송 사원은 "회사 내부에서 임직원끼리 칭찬이나 존댓말을 사용할 경우, 회의에서 경어를 사용할 경우 포인트가 쌓인다.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고 업무환경뿐 아니라 기업문화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효과에도 아직 송 사원은 목이 마르다. 어떻게 하면 ESG캠페인 참여율을 좀 더 높일 수 있을지가 그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 직원 절반가량만이 참여하고 있는데, 전원 참여를 위해 우선 실생활 실천방안을 넓히고 포인트 활용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강제적 참여가 아닌 순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송 사원은 "추후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똑 부러진' 말투로 대화를 이어간 송 사원은 대학생 시절 인턴 경험을 하면서 기업문화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송 사원은 "IT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부터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고 직원과 기업이 친해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화장실에도 짧은 글귀를 붙여놓기도 하는데 읽으면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며 "글을 읽으면서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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