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안전보장 요구 관련 입장 전달..외교 해결 강조
러시아의 향후 대응이 우크라 사태 분기점 전망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 보장 등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공은 러시아에 측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서면 답변이 주 러시아 주미 대사를 통해 직접 전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면 답변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가 받아들여야 할 진지한 향후 외교적 경로를 제시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당국이 제기한 안보 우려에 대한 원칙적이면서 실용적인 진전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같은 문서화는 미국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기에 좋은 방법이라면서 "러시아는 우리의 입장과 구상을 명료하게 이해하고 있다. 이제 답변은 그들에게 있고, 공은 그들의 코트로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면 답변에는 미국과 동맹의 우려와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군사 조치와 관련한 투명한 조처 가능성 등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편입 추진 등 동유럽을 향한 '동진정책' 중단과 러시아 국경에 배치돼 있는 서방의 병력과 무기 철수 등을 요구하며 이를 서면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1.21 kckim100@newspim.com |
러시아 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명이 넘는 병력과 무기를 집결시킨 채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가 외교 협상 결렬시 다양한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백악관은 러시아 정부의 요구에 대해 동유럽에서 나토군 병력과 무기의 철수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거부는 협상 대상이 아니지만 러시아와의 군비 통제나 신뢰 구축 문제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이같은 기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으며 서면 답변을 바탕으로 향후 양국 외무장관 간 후속 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갖고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고,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전달해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주러 미국 대사로부터 미국 정부의 서면 답변을 전달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를 검토한 러시아 정부가 어떤 대응을 취할 지가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요한 분깃점이 될 전망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러시아 의회 답변에서 "(미국으로부터) 건설적인 답이 오지 않고 서방이 공세적인 태도를 계속 취할 경우 러시아는 필요한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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