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로 메타버스 등 신사업 선점
82조 전액 현금 인수 추진..풍부한 현금 있기에
100조 쥔 삼성은 6년째 대형 M&A 감감 무소식
한 부회장 "조만간 좋은 소식" 빅딜 가능성 시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거대 자금력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역대급 '빅딜'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한 100조원 규모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수년째 대형 M&A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단 M&A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신사업 주도권을 차지하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글로벌 IT기업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적극적인 빅딜로 신사업 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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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8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4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통해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주도권 쟁탈전에 가세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빅딜을 전액 현금으로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풍부한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딜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성 자산은 모두 1365억 달러(약 163조원)다. 보유 자산의 절반을 블리자드 인수에 쏟아 붇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월에도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 뉘앙스를 197억 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과감한 M&A를 시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뒤바뀐 사업환경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M&A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은 지난 2020년 스카우트FM, 다크스카이, 보이시스 등 인공지능,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기업을 다수 인수했다. 지난해에도 AI 스타트업 큐리오스AI를 인수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 등이 공격적인 M&A로 지금의 글로벌 'TOP' IT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특히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VR이나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신시장 주도권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144억 달러(약 136조원)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IT기업 중 4위 수준이다. 경쟁사인 인텔(238억 달러), TSMC(281억 달러) 보다 수 배는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01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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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0.10.26 pangbin@newspim.com |
국내 다른 기업들과의 움직임도 확연히 다르다. 현대차는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하고 차세대 먹거리로 로봇을 점찍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을 포기한 LG전자도 연이은 전장기업 인수로 미래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사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선 대형 M&A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 등을 거치며 총수 리스크가 지속되며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마지막 M&A는 2016년 11월 미국의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는데 9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분위기는 바뀌었다. 조만간 대형 M&A가 임박했음을 공식화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이달 초 열린 'CES 2022'에서 "부품과 완제품(세트) 모두에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대상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다. 그는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어 어디서 먼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의 생각보다 저희는 훨씬 빨리 뛰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새 인수 후보군도 AI, 빅데이터, 로봇 등 신사업 분야가 우선 손꼽히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성사될 대형 M&A를 통해 삼성의 사업 재편 방향과 미래 '뉴삼성'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