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역원 생활하며 경제적 어려움 겪은 듯"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군·경찰·정보당국은 지난 1일 강원도 최전방 동부전선 '철책 월북자'가 1년 여 전 비슷한 경로로 월남했던, '기계체조' 경력을 가진 탈북민과 동일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관계기관과 합동조사한 결과 지난 1일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월북자가 2020년 11월 같은 부대로 월책해 귀순한 30대 남성 A씨로 추정된다"며 "관계 당국에서 구체적 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양주=뉴스핌] 청사사진기자단 = 김부겸 국무총리가 29일 경기도 양주 25사단을 방문해 철책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2021.12.29 photo@newspim.com |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정오쯤 민통선 일대 설치된 CCTV에 A씨가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며 "관계당국이 CCTV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020년 귀순한 A씨와 인상착의가 동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공 혐의점에 대해서는) 간첩활동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관련 기관에서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A씨가 월북한 후 북한 측에 지난 2일 오전과 오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두 차례 대북통지문을 발송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측은 이 통지문을 수신했다고 확인만 해줬을 뿐 우리 측의 신변보호 요구에 대한 답신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30대 초반인 A씨는 2020년 11월 초 22사단 철책을 넘어 귀순했다. 그는 귀순 이후 정보당국 조사에서 '기계체조'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으며, 당시 당국은 A씨의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요원을 동원해 두 차례 시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체중 50여kg에 신장이 작은 편으로, 왜소한 체구여서 높이 3m가량인 철책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이후로 신변을 관리하는 경찰과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까지 청소용역원으로 일해왔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군 당국의 경계태세 허점 노출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경찰의 허술한 탈북민 신변보호 관리도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번 월북 사태를 차단하지 못한 육군 22사단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합참은 지난 2일부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현장에 투입해, 군 초동 조치와 이동 경로 등 당시 상황 전반을 현장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조사결과는 이르면 오는 4일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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