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맞아 유연한 변화...성장 기회 찾아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내년을 금융산업 대격변기로 예상하며 파괴적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년 금융산업이 전대미문의 대격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금융에 진출하면서 금융·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된 데다, 가상자산, 대체불가능토큰(NFT), 디파이(DeFi) 등 새로운 기술이 금융산업에 접목되고 있어서다.
금융회사에 대한 ESG 경영 요구도 이전보다 구체화되면서 금융회사의 투자의사결정과 금융규제 체계에도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광수 은행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9.16 kilroy023@newspim.com |
김 회장은 "금융산업 대격변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한 리스크의 누적 뿐 아니라,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가상자산의 폭발적 성장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변화를 위기로 느끼기 보다는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 적절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김 회장은 조언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중심 경영을 전사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크 기업의 금융 진출로 산업과 금융이 융합되면서 금융·비금융 융합데이터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금융회사는 기존의 금융을 넘어서서 비금융 생활서비스로 진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과 가상공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SG 비전과 목표 구체화도 과제로 꼽았다. 국제적 기준이 우리나라 금융회사에도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것이므로 올해부터는 넷제로(Net-zero)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할 때라고 봤다.
끝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디지털 기술을 실시간으로 통제·관리·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복원력 강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과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리스크관리 체계를 사전에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물은 어떤 모양으로도 변할 수 있지만 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수연불변(隨緣不變)의 자세로 고객 신뢰라는 은행업의 본질을 지키면서 새 시대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한다면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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