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조정에 최근 큰 폭으로 하락세
일각서 "매수 기회... 아직 시장 진입 초기 단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대장주'로 불리는 로블록스 주가가 한 달 새 30% 급락했다. 이를 두고 오미크론 확산 공포가 성장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로블록스의 중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로블록스 주가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전 거래일 대비 3.62% 빠진 98.69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141.60달러)를 기록했던 지난달 22일 대비 30.3% 빠진 수치다. 이달 들어 오미크론 공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높아지며 하락세를 거듭한 까닭이다.
로블록스의 게임 [사진=업체 제공] |
지난 15일 발표된 11월 월간 지표도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며 하락 불씨를 당겼다. 로블록스는 10월 대비 다소 아쉬운 월간 사용자 및 예약 수치를 보였다. 이달 일간활성사용자(DAU)는 4940만 명으로, 10월에 집계된 5050만 명 대비 하락했다. 성장률 트렌드 자체는 하향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한 달 새 주가 상승폭이 컸던 만큼 대외 변수에 의한 조정폭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최근 많이 올랐으니 시장이 빠지면서 하락한 것으로 본다.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DAU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펀더멘탈과 성장성보다는 시장 조정에 따른 주가 하락이라는 평가에 월가는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나온다. 월가의 투자은행 버니 맥터넌(Bernie McTernan)의 니덤(Needham) 애널리스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로블록스 목표주가를 136달러로 신규 제시했다.
니덤은 "당사는 로블록스 플랫폼이 창출하는 규모와 유효 궤적, 미래 수익 창출 기회가 시장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공자에게 엄청난 잠재적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니덤은 로블록스가 아직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약 1%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로블록스의 콘텐츠와 소셜 측면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속적인 일일활성사용자와 참여율 성장 등도 플랫폼의 발전 이점으로 꼽았다. 니덤은 "로블록스가 2025년 말까지 연간 25%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장밋빛 전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 초 실적 보고회와 애널리스트 데이를 거치며 중장기적 성장성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9일 로블록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23% 급등한 바 있다.
당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로블록스의 목표주가를 150달러로 70% 인상한 바 있다. 브라이언 노웍(Brian Nowak)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로블록스 경영진이 '향후 3~5년 동안 모든 브랜드가 로블록스의 전략을 따를 것'이란 말에 가장 고무됐다"며 "이는 회사가 브랜드 수익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들렸다"고 말했다.
로블록스는 지난달 실적 보고회를 시작으로 투자자 미팅 등을 마치며 △글로벌 진출 △연령대 확대 △플랫폼 확장 △수익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모바일 게임 시장의 2배 규모인 비디오와 소셜미디어 시장을 신규 타깃으로 제시했다. 게임 내 가상화폐인 로벅스를 기반으로 현실 경제와 연계하며 게임 외 콘텐츠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겠단 전략이다.
임 연구원은 "로블록스가 지난달 인덱스 데이에서 중장기 비전이나 성장성에 대해 디테일한 설명을 해주며 투자자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지난 한 달 새 오른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일단 메타버스 자체가 내년에 소멸되는 테마가 아니다 보니 조정을 받을지언정 영업 전망 등에서 문제가 있어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