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점유율 수년째 '0%대'
6년 만에 1위 탈환한 애플과 대조
"이대론 안된다" 중국 전담팀 구성
시안 반도체 공장 완공..공급망 관리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부터 2주간의 법원 휴정기를 활용해 해외 경영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행선지는 중국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연말 조직개편에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며 중국시장 관리에 나섰다.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중국 내 미미한 '갤럭시'의 경쟁력을 부활시키고, 새 반도체 공장 가동을 앞두고 공급망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후 재판 공백 기간을 활용해 미국과 UAE로 출장을 떠나 해외 네트워크를 재가동한 바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연말 중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중동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1.12.09 kimkim@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겨울철 휴정기를 갖는다. 매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관련 재판을 받아온 이 부회장은 재판 일정에 공백이 생길 때마다 그동안 미뤄왔던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앞서 미국과 UAE를 차례로 방문한 이 부회장은 미국에선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결정짓고 왔다.
최근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연말 휴정기에는 중국이 행선지로 꼽힌다. 중국은 삼성전자의 최대 시장이다. 올 3분기까지 중국시장 매출은 43조7455억원으로, 전체 매출(144조7308억원)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국내(16조8013억원)는 물론 미주(42조135억원), 아시아·아프리카(23조8533억원), 유럽(18조3172억원) 보다 매출 규모가 더 크다.
중국시장의 위기는 스마트폰에서부터 찾아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로 1위를 지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이집트, 독일 등 43 개 국가에서 1위를 수성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10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22%)이다. 이어 비보(20%), 오포(18%), 화웨이(8%) 순으로 중국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3~2014년 20%대를 웃돌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0%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급성장과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반한 감정이 확산되면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올해 갤럭시Z플립3·갤럭시Z폴드3 등 폴더블폰 출시로 글로벌 흥행을 달성하고도 중국 시장에서는 반등하지 못해 현지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삼성과 달리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6년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애플이 중국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건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하이엔드 제품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공급망 또한 공급부족 상황 속에서도 하이엔드와 고마진 제품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월간 점유율 [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연말 조직개편에서도 들어난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나뉘고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배치했다. 한 부회장이 중국 사업 전반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시안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이 완공 시점에 다다랐다는 점도 이 부회장이 중국을 찾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삼성전자는 모두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해 시안에 제2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곳에서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생산해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모바일, IT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집중돼 있는 중국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양국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칠 수 없다"며 "시안 반도체 공장이 완성되면 중국 시장 요구에 보다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