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상장 24개→올해 139개
추종 지수 다변화 '특징'...시장 규모 8조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 뭉칫돈이 흘러들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알미늄은 물론 옥수수나 콩 등 농산품 관련 ETN까지, 손 닿는대로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ETN은 139개로 이미 지난해(24개)의 5배가 넘었다. 올해 ETN 시장 규모도 8조5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4년 시장 개설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10월 기준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66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무려 60.9%나 증가했다.
[표=한국거래소] |
최근 ETN 시장의 특징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표 주가지수를 추종하거나 알미늄, 구리, 농산품 ETN 등 상품이 다변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옥수수 선물 기초자산에 연계된 레버리지와 인버스 레버리지 ETN 2종목을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날 미국 농산물 개별 원자재 선물 지수를 기초로 상방과 하방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증권(ETN) 4종을 신규 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옥수수 선물 ETN(H)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 ▲하나 인버스 2X 콩 선물 ETN(H)' 등 옥수수와 콩 관련 지수를 추종한다.
개별 농산물이 아니라 농산물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에 투자하는 ETN도 최근 나왔다. 메리츠 증권은 같은 날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메리츠 인버스 2X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등 3종을 출시했다. 이 상품들은 모두 블룸버그에서 산출하는 '블룸버그대표 농산물 지수'를 추종한다.
이들 상품 모두 최근 에너지 대란으로 인해 비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이상 기후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특히 농산품 ETN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데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의 분산효과가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알루미늄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상장지수채권(ETN)인 '대신 인버스 알루미늄 선물 ETN(H)'와 '대신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H)'을 전날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에는 원유 레버리지 ETN이 대표적이었으나 이처럼 최근에는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원유 ETN 투기 파동으로 시장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 금융당국의 ETN 시장 건전화 조치로 상품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상장된 ETN 종목 수는 총 268종목으로 지난해 190종목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ETN 상품이 다변화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ETN 상품 관련 피해 사례도 끊이질 않고 있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레버리지 ETN은 기초지수의 변동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탓에 단순히 수익률만을 노리고 투자에 나서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ETN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4.44%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ETN은 6.46%의 수익을 내며 코스피지수 대비 1.7%포인트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상장폐지된 ETN 종목 수도 61개를 기록해 지난해 28개의 2배를 웃돌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ETN 시장은 원자재는 물론이고 채권 등 여러 기초지수를 활용한 상품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이에 호응하듯 많은 투자금이 몰린 것이 특징이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증권사들 역시 경쟁적으로 차별성을 갖춘 ETN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