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긱 워커' '펫코노미' 등 올해 모두 71개 대체
'몰아보기(빈지 뷰잉)' '책상꾸미기(데스크테리어)' 등 사회일반용어 26건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이 어려운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은 것 중에 국민이 가장 잘 다음었다고 고른 말은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은 반려동물의 실종이나 죽음으로 상실감, 슬픔, 우울감, 절망감 등을 느끼는 현상으로, '펫 로스 증후군'을 알기 쉽게 대체한 말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해 1월부터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우리 사회에 유입된 낯선 외국 용어를 대신할 알기 쉬운 다듬은 말을 선정해 왔다. 올해 다듬은 말은 모두 71개로, 언론사에서 배포한 기사와 공공기관의 보도 자료를 매일 검토해 낯선 외국 용어를 발굴하고 이들 중 공공성이 높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용어를 중심으로 '새말모임'에서 논의한 후,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이하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학계, 언론계, 통번역계, 한글 단체 등 국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월 2회 개최.
문체부는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 외국 용어에 대한 인지도, 접촉 빈도, 이해도와 함께 정부나 언론에서 외국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국민 의견을 조사했다. 또한 국어원이 마련한 다듬은 말의 적합도도 함께 파악했다.
그 결과, 쉽게 바꾸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외국 용어는 '긱 워커'(80%)로 나타났다. 산업 현장의 필요에 따라 임시로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노동자를 뜻하는 '긱 워커'는 '초단기 노동자'로 다듬었다. 다음으로 응답자의 78% 이상이 '빈지 뷰잉, 빈지 워칭' '피버팅' '리걸테크' 등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야 할 외국 용어로 꼽았다.
올해 다듬은 말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는 98% 이상이 '펫 로스 증후군'을 대체한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과 '펫코노미'를 대체한 '반려동물 산업'을 가장 적절하게 다듬은 말이라고 꼽았다. 이 외에도 응답자의 97% 이상이 '잡 크래프팅(자신의 업무 가운데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을 자발적으로 의미 있게 변화시키거나 발전시킴으로써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일)'을 다듬은 '자발적 직무 설계'와, '플러스 옵션(기본 선택 사항 외에 일부 사항을 수요자가 추가하는 방식)'을 다듬은 '추가 선택제, 추가 선택권, 추가 선택 사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2021년 새말모임에서 다룬 외국 용어의 분야를 정리한 결과, 가장 많이 다듬은 분야는 사회일반 용어(26건)로 나타났다. 이에는 '빈지 뷰잉, 빈지 워칭'을 대체한 '몰아보기', '데스크테리어'를 대체한 '책상 꾸미기' 등이 있다. 그 뒤를 이어 '초단기 노동자(긱 워커)', '정보 불균형 시장(레몬 마켓)'과 같은 경제 분야 용어가 25건, 정보통신 분야 용어가 13건으로 많았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새말모임을 거쳐 선정된 다듬은 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대체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함으로써 사회 곳곳에서 알기 쉬운 말을 활발히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022년에는 다듬은 말의 공감대를 높이고자 '새말모임' 구성원을 보완할 예정이며, 공공기관, 언론사 등과 협력해 다듬은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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