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항소심 공판서 주장
"비밀번호 입력 직접 봤다…진술 바뀐 것 아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차장검사)이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연구위원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09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이 한 부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직접 적어서 낸 확인서 등과 1심 재판 과정에서 낸 변호인 의견서의 내용이 일관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 연구위원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
검찰은 정 연구위원이 입장문과 진술서, 검찰 조사에서 '한 부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봤고 6자리의 비밀번호 입력창 중 5번째 자리까지 입력된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가 변호인 의견서에는 아닐 수도 있다고 하면서 말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조사 당시 생각으로는 6자리 중에 마지막 한두 자리만 남겨뒀다는 취지였다"며 "그런데 공판 과정에서 직접 아이폰을 가지고 비밀번호를 눌러보니 동그라미 칸이 미리 떠있는 상태에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고 누를 때마다 빈 동그라미가 채워지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보니 제 기억이 아주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진술) 취지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부원장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직접 본 것은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본인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데 진짜 기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허위진술"이라며 "그 전에 했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나서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말할 수 있으나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는 없고 피고인에게 대답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의견서로 내거나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이야기하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정 연구위원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검찰 수사관 2명 중 1심에서 부르지 않은 1명만 증인으로 채택하고 다음 기일인 내년 1월 25일에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또 정 연구위원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채널A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하던 지난해 7월 29일 경기도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한 부원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와 몸싸움을 벌여 한 부원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 연구위원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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