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종서 기자 =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나팔을 불어라. 온 국민이 들을 수 있는 큰 소리가 나도록..."
대학교수와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거쳐 시민으로 돌아온 학자가 국정과 정치현장에서 쌓은 폭넓고 깊이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와 대한민국 정치 레벨업에 대한 고언을 엮은 책이 출간됐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민봉 전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학자의 눈으로 권력의 현장을 보고, 다음 세대를 위해 저술한 책 <대한민국, 시대정신, 그리고 개혁>을 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책은 대학과 청와대, 국회를 거친 저자가 학자의 통찰력, 국정 및 정치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를 반성적으로 진단하고, 다음 세대와 대한민국의 정치 레벨업을 위해 제안하는 시대정신과 개혁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한국 사람은 전체를 통으로 보는 통합적·종합적 사고에 익숙하고, 한국 사회는 최고의 정점을 중심으로 위계적으로 서열화되고, 집단주의의 문화적 특성을 가진다"며 "이러한 인식구조와 문화적 특성은 상당히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하는 관성을 가지고 있다.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변화에 저항한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은 정신적, 물질적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지 못하고 시스템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 권력이 바뀔 때마다 나라의 축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해 왔다"며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 비전,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아직도 많은 국민이 불공정에 분노하고 있고, 국가의 간섭과 집단의 힘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억눌리고 있다. 권력은 견제 장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최 고의 한 사람이나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며 "선거 공학적인 포퓰리즘의 정치는 정당은 물론 한국 사회를 더욱 분열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의 정신, 시민의식은 더욱 약해지고, 개인도 사회도 자율과 책임을 학습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앞으로 더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서 공정, 다양성과 시민의식, 분권, 자율과 책임이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정신을 분명히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개혁을 추진하되 문화의 관성을 고려한 균형의 개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학자와 행정가, 정치인으로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분석하고, 시대정신과 공정, 다양성과 시민의식을 심도있게 다뤘다. 또 분권과 자율 및 책임을 밀도있게 진단하고 명쾌하게 처방하면서 개혁 실행을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시대정신과 개혁 방안을 이해하기 위해서 현재 젊은 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교육과 취업을 포함한 국정운영의 이슈를 다뤘다. 정치적으로 가장 합의가 어렵고 정파 간의 이해 차이가 큰,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권력구조, 정당제도,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정치개혁의 대안도 내놨다.
저자는 성급한 개혁보다는 시대정신의 방향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그리고 부분적 접근보다는 문화와의 정합성 및 제도 간의 정합성을 고려한 종합적 접근을 제안했다. 개혁을 정치인이나 국가지도자의 과제로만 넘기지 않고 우리 국민과 공직 사회가 모두 함께 가져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유민봉 전 교수는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뒤 미국 텍사스대에서 정책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1년부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조정처장, 국정전문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획 수석으로 일한 뒤 20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주요 저서로 <한국행정학>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 <공공정책과 기업가형 리더십> <나를 찾아가는 자기경영> 등이 있다.
유민봉 지음 | 박영사 | 320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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