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자금조달'·정민용 '핵심실무'…유동규 '배임' 공범 소명될까
김만배 "이재명 지침 따른 것" 혐의 부인…"정영학이 설계한 성"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이어 또 다른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구속심사가 종료됐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동규 심복'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변호사)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밤 늦게 나올 전망이다.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오후 3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남 변호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오후 5시경 종료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
남 변호사는 이날 진행된 심사 전후 쏟아진 취재진 질의에 모두 말을 아꼈다. 남 변호사는 출석 당시 '구속영장 청구된 심경은 어떠하냐'는 질의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어 '어떤 점 위주로 소명할 계획이냐', '배임 혐의 인정하느냐', '미국 출국한 것이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물음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그는 심문 종료 후에도 입을 굳게 닫은 채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대장동 의혹 배임 혐의와 관련해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 전 실장 역시 말을 아끼긴 마찬가지였다. 오후 3시 33분경 도착한 정 전 실장은 '영장심사에 출석한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억울한 점이 있느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밖에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했느냐', '남욱 변호사에게 35억원은 왜 받았느냐', '15억원은 비료 사업에 사용했느냐', '정영학 회계사만 영장 안 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물음에는 묵묵부답했다. 정 전 실장에 대한 심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장동 의혹 '몸통'으로 지목된 김 씨에 대해 구속심사가 진행됐다. 김 씨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그 근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언급했다.
그는 출석 전 '배임 혐의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지침을 따랐을 뿐이란 입장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그분(이재명)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거고, 저희는 그분의 행정 지침을 보고 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 않으면 본인에게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냐'고 묻자 "저는 그런 취지로 말씀드린 적은 없고, 언론에서 조금 왜곡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른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700억원 약정설'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많이 줄 이유도 없고 액수가 큰돈을 약속할 이유도 없다. 그런 것은 다 곡해이고 오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김만배(왼쪽부터),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정민용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1.11.03 hwang@newspim.com |
심문을 마친 뒤에도 김 씨는 모든 책임을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몫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씨는 "정영학이 설계하고 축성한 성을 정영학과 검찰이 공격하고 있어 제가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에 섰더라"며 "굉장히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영학 녹취록'과 관련해 "제가 모르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향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지난 1일 김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각각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과 정 회계사 등이 유 전 본부장이 받는 배임 혐의의 공범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5인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각자 역할을 맡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651억원, 최대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은 화천대유에 사업 전반에 걸친 특혜를 제공하고, 김 씨는 로비 활동, 남 변호사는 자금 조달을 맡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날 법원의 구속심사 판단에 따라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14일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남 변호사의 경우는 귀국 당시 공항에서 긴급 체포했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아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예정이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