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중국에서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감염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보건 전문가들은 AI가 사람 감염을 잘 일으키는 변이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긴급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시장에서 장보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민들. 2021.02.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올해 중국에서 H5N6형 AI에 감염된 사람은 21명이다. 이중 최소 6명이 사망했다.
감염 사례는 쓰촨성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4명은 가정집에서 기르던 죽은 가금 사체를 만지다가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한 명은 시장에서 살아있는 오리를 구매하고 일주일 뒤에 감염증상이 발현됐다.
이웃 충칭과 광시, 강둥, 안후이와 후난성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후난성에서는 60세 여성이 AI에 감염돼 현재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사망자 수는 2016년과 2017년 때 H7N9 유형의 AI 감염으로 약 300명이 사망했던 것에 비해 적다. 하지만 지난해 통틀어 AI 감염자가 5명이었던 것에 비해 16명이 많아 경종을 울린다.
무엇보다 지난 2020년 2월 이래 그 어떤 가금농장에서도 H5N6 감염 보고가 없었다는 것이 의문이다. 아직 확인된 사람간 전염 사례는 없지만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인체 감염이 용이한 형태로 바이러스가 변이한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중국의 AI 10명에게서 지난해 겨울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과 유전학적으로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이것이 변이한 것이 아니냐란 추측이다.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대학 메디컬센터의 타이스 카군(Thijs Kuiken) 비교경리학 교수는 "올해 중국의 AI 인체 감염 사례가 증가한 것은 우려스럽다. 이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높다"며 "긴급히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매해 농가에 AI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이 대규모 확산은 막을 순 있겠지만 신흥 바이러스에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마트에서 손질된 가금류 대신 시장에서 살아있는 가금 구입을 선호하는 중국인이 많은 것도 AI 인체 감염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월 광시성 구이린에서 두 명이 AI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하자 지난달부터 13개 도심 시장에서의 살아있는 가금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