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광역시 민간제안 후보지 70곳 접수
광명뉴타운·성남·고양 등 서울 인접 지역 신청
기존 후보지서 사업 반대 비대위 결성...후보지 철회 요구
재산권 침해·일방통행식 사업 진행 불만 목소리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진행한 2·4대책 후보지 발굴을 위한 통합공모에 많은 후보지들이 접수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일 모양새다.
통합공모와 기존 사업 후보지에서 주민들의 높은 사업 진행 요구가 확인됐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반면 기존 후보지에서는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절반 가까운 수의 후보지에서 사업에 반대하는 조직체가 결성됐고 정부와 지자체 등에 후보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모를 통한 다수의 후보지 접수와 후보지 선정보다 실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 '2·4대책 사업 안정화' 통합공모 흥행에 자신감 내비친 정부
7일 정부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등에서 2·4대책 후보지 공모접수를 받은 결과 70곳에서 후보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후보지 공모는 통합공모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존에는 서울 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한 곳 등이 주로 후보지로 선정됐는데 이번 공모에서는 후보지 제안 주체를 민간으로 넓혔고 지역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 한정했다.
지역별로는 경기(45곳)·인천(12곳) 등 수도권이 57곳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광명뉴타운 해제지역·성남 원도심·고양 덕양구 등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한 서울 인접 지역에서도 후보지 접수가 이뤄졌다.
통합공모 접수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
모든 후보지에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10%를 확보했는데 특히 부산 금정구 A지역과 의왕시 B지역은 66%의 주민 동의를 얻어 주민들의 사업 참여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합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2·4대책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의 경우 후보지 13곳(1만9000가구)에서 본지구 지정 요건인 주민 동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했다면서 사업이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봤다.
정부는 이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통합 공모 방식으로 추가적인 후보지 발굴을 추진했고 성과를 냈다는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4대책 사업 도입 당시에는 초기단계이다보니 지자체가 제안한 곳 중심으로 후보지를 선정했었다"며 "이제는 높은 주민 동의율을 확보한 곳도 나오고 사업도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민간제안 공모로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 후보지 절반 가까이 사업 반대 비대위 결성..."일방적인 사업 진행·재산권 침해 우려"
2·4대책 사업 진행의 성과를 내세우는 정부와 달리 후보지에서는 사업 추진을 반대하며 후보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후보지로 지정된 56곳 후보지 중 27곳에서 '공공주도 반대 전국연합(공반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후보지 지정 철회와 사업 추진 반대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서 서울 신길4구역·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미아역 동측과 부산·대구 지역 후보지 등에서는 정부의 후보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인천 제물포·동암·굴포천역 역세권 후보지에서도 공반연 인천공동대책위가 결성돼 정부의 사업지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 지역은 4차 후보지 발표에서 선정된 지역으로 3곳에서 총 736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었다.
주민들이 사업 추진에 반발하는 데에는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된 정부의 사업 진행에 따른 공공에 대한 불신과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신길4구역 민간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국토부가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한데다 이후에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며 "토지 수용으로 재산을 국가에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도심 복합개발 사업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후보지별로 사업계획이 마련되면 주민들에게 분담금과 이익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만큼 이를 통해 반대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2·4대책 사업이 주민들에게 이익이 큰만큼 찬성으로 돌아서는 주민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2·4대책 사업은 다른 정비사업에 비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큰 편"이라면서 "후보지별로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분담금등이 나오면 주민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반대 의견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합공모에 적지 않은 후보지들이 참여했다고 보면서도 중요한 것은 후보지 접수나 지정이 아니라 사업 추진을 통해 주택 공급등 실제 결과물을 내놓는데 있다고 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통합공모 접수 결과나 후보지 발표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 주택을 공급하는데 있다"며 "실제 사업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곳들을 중심으로 주민들과 협력해 이른 시일내에 주택 공급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