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물 '제로'...금융사 M&A 문의 많아
"향후 어려워진 자산운용사 매물 나올수도"
금투업계, 저축은행 M&A 관심 증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유동성 자금이 증시와 금융으로 몰리면서 금융투자회사를 인수하려는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경기불황을 타지 않고 꾸준히 큰 돈을 벌고 있어서다. 인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M&A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뚝' 끊겼다. 사려는 매수자는 많아지는 것과 달리 팔려는 매도자가 없어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매매가 성사된 곳은 DS투자증권 정도다. 지난 6월 '은둔의 고수'로 알려진 장덕수 DS자산운용이 일사천리로 인수했다. DS자산운용과 DS투자증권은 앞글자만 같을 뿐 전혀 무관한 회사다.
DS투자증권은 부동산개발업체(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가 지난 2019년 토러스투자증권을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DS네트웍스는 건설업에 충실하기 위해 DS투자증권을 내놨고, DS자산운용이 바로 인수했다.
관련업계에선 DS자산운용이 DS투자증권을 인수해 부동산PF관련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DS투자증권이 부동산개발회사의 자회사였던 만큼 이 분야에서 특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스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DB] |
M&A시장에선 DS투자증권 이후 증권사 매물이 '뚝' 끊겼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돈을 끌어모으고 있는 증권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사 인수를 희망하는 매수자들만 늘고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사려는 고객들의 문의는 많은데 증권사 매물은 제로다"며 "다른 금투업종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업계에선 그나마 향후 M&A시장에서 자산운용사 정도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산 운용사들은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은 상장지수펀드(ETF)나 타깃데이트펀드(TDF), 공모펀드, 부동산 PF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수탁사를 찾지 못해 신규 펀드 출시에 제약을 받는 운용사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부담을 느낀 수탁사들의 거절이 늘면서 사업 운용에 한계를 느낀 자산운용사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 M&A 매물이 정말 씨가 말랐는데, 그나마 매물로 나올수 있는 곳은 힘들어진 자산운용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금투업계 M&A시장에는 저축은행 몇 곳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기능(예금)이 필요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요 고객들인데, 저축은행의 위상이 달라지며 인수하려는 매수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저축은행 몇개가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축은행은 금융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물밑 작업을 벌이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증권업계에선 중소형 증권사를 필두로 저축은행 인수가 활발했다. 저축은행이 눈에 띄게 성장한데다,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도 많이 사라진 덕분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스톡론(예금 담보로 주식자금 대출), 위탁매매 등 사업 확대는 물론 수신기능을 통해 다양한 사업 진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SK증권과 KTB증권은 각각 MS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현재 양사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시장 매물로 나온게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사려는 큰손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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