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역 화재 진화 황수호 씨·응암역 인명구조 이봉원·오기운 씨 등 7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천만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정(情)과 의(義)를 실천한 7명의 의인이 선정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들 7인을 포상한다.
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 구조·안전 확보에 적극 나선 '지하철 의인'으로 총 7명을 선정했다. 선정된 7명은 시민 백나영 씨, 오기운 씨, 오승주 씨, 윤수빈 씨, 이봉원 씨, 최현웅 씨, 황수호 씨다.
공사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간 선정된 의인들이 각각 활약했던 역으로 이들을 초청, 포상금과 감사패 등을 지급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이들의 의로운 행동을 기렸다.
황수호 씨는 지난 7월 3일 새벽 3시 42분 경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방화범이 5호선 길동역 지하 1층 대합실 개방통로를 지나가다 팔각의자에 부착된 안전띠에 불을 붙이는 것을 목격했다. 방화범이 붙인 불을 개방통로를 지나가다 우연히 목격한 황 씨는 지체없이 통로 구석에 위치한 비상용 모래함에서 모래를 꺼내 이를 뿌렸고, 그 결과 무사히 진화하는 데 성공해 추가 화재 피해를 막았다. 불은 안전띠 및 띠가 부착돼 있던 물통받침대만을 태우는 데 그쳤고, 다행히 다른 곳으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자칫하면 큰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길동역에서 화재를 진입한 황수호씨 모습 [사진=서울교통공사] 2021.08.04 donglee@newspim.com |
이봉원 씨·오기운 씨는 지난 2월 26일 6호선 응암역 승강장에서 쓰러진 중년 남성에게 역 직원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을 보고, 함께 남성의 손과 다리를 주무르며 혈액이 순환하도록 돕는 등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썼다. 덕분에 남성은 병원으로 후송된 후 무사히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백나영 씨·오승주 씨·윤수빈 씨도 지난 2월 3호선 양재역 승강장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하자 지체 없이 119 및 역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포상심의위원회를 매년 상·하반기에 개최해, 지하철에서 발생한 시설물 장애, 인명구호, 방화진압, 범죄대응 등 안전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한 시민들을 의인으로 선정하고 이들에게 포상하고 있다. 최근 4년(2017~2020) 간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은 총 12명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점차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이지만, 의인들의 따뜻한 행동을 보면 정(情)과 의(義)가 아직은 살아있음을 느낀다. 의인들이 있어 지하철의 안전이 지켜질 수 있었다"며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지하철 안전을 지켜주신 의인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