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4년 육군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한 고(故) 윤승주 일병 유족이 국가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정철민 부장판사)는 22일 윤 일병의 가족들이 가해자 병장 이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족들에게 4억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청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앞서 윤 일병은 행동이 느리거나 어눌하게 대답한다는 이유로 병장 이 씨를 비롯한 4명의 선임병들에게 지속적인 가혹 행위와 성추행을 당했고, 결국 2014년 4월 7일 집단 구타로 숨졌다. 사고 이튿날 이들은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수첩 2권을 찢고 윤 일병이 음식을 먹고 TV를 보다 갑자기 쓰러졌다고 허위 진술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

군 검찰은 당초 가해자들에게 상해치사 혐의와 공동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이후 살인죄를 추가하고 병장 이 씨에게는 강제추행죄도 적용했다.

주범인 병장 이 씨는 지난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이 확정됐고 병장 하모 씨와 상병 이모·지모 씨는 징역 7년이 각각 확정됐다. 또 이들의 가혹행위를 방조한 간부 유모 하사는 징역 5년을 확정 받았다.

이날 판결 직후 유족들은 항소해 끝까지 군 당국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일병의 모친 안미자 씨는 "군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은 이제는 전국민이 다 아는 기정 사실"이라며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유가족과 국민들을 기망하는 군의 사법제도는 모두 부수고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재판을 시작한 건 군의 잘못을 묻기 위한 것이었지 가해자 처벌은 관심 없다"면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너무나도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호소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