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용노동부, 서울대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
정의당 "청문회에서 청소노동자 죽음 밝혀낼 것"
유족·노조 "서울대보다 신뢰된다…진상 밝혀주길"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달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사망한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이 특별근로감독실시와 청문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예방 데스크포스(TF)는 19일 유족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등 서울대의 노동관계법 준수 여부에 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국회 차원에서 요구하기로 했다.
TF는 이탄희, 장철민 의원을 중심으로 특별소위를 구성하고 청소노동자 과로사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향후 서울대 인권센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공기관 청소노동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의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2년 만에 반복된 이번 사건으로 서울대가 열악한 노동 현실, 노동 인권에 대한 낮은 인식을 조금도 개선하지 않았다는게 드러났다"며 "유사한 죽음들이 왜 자꾸 서울대에서 이뤄지는지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등은 7일 오후 12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1.07.07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
유족과 노조는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씨의 남편은 이날 "서울대보다 고용노동부가 월등히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한다"며 "서울대에 너무나 많은 불법과 탈법이 횡횅하고 근로자들이 억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조사를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서울대 기숙사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있고, 근로자들은 이게 잘못되었다고 분노만 했었지 표현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특별근로감독 조사를 통해) 경종을 울리고 서울대가 심사숙고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도 "국회가 국회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요구했던 공동조사와 국회가 요구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국회가 그리 결정한 것은 존중하며,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진상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 씨 사망사건을 두고 서울대와 노조는 조사 주체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학내 인권센터를 통해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유족과 노조는 제3자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서울대가 인권센터를 통한 진상조사를 강행하자 유족과 노조은 서울대의 조사를 전면 거부했다. 이 씨의 남편은 지난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유족·노조 간담회에서 "학교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거라고 믿었지만, 이제는 거부한다"며 "억지를 부리고 노조를 개입시켜서 학교에서 받아낼 수 없는 걸 우격다짐으로 받아내려는 모습으로 비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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