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했던 고출력 전자기파 송출장치 국산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의료·산업용 메가와트(MW)급 마그네트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김근주·김정일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 박사팀이 의료 및 각종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전자기파를 고출력 메가와트급으로 송출할 수 있는 고난도 '마그네트론' 기술을 세계 다섯번째로 국산화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 연구팀이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한 의료·산업용 'MW급 마그네트론' [자료=한국전기연구원] 2021.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
마그네트론은 전자레인지의 작동 원리로 잘 알려져 있다. 진공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자빔의 전기 에너지를 고출력 전자기파 에너지로 변환해 방사하는 일종의 전자기파 발생 장치이기도 하다. 마그네트론은 출력에 따라 활용 범위도 다르다. 메가와트급의 마그네트론은 높은 출력의 전자기파가 필요한 의료, 산업, 국방, 환경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그러나 넓은 활용 범위만큼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다 보니 미국과 일본 등 소수의 선진국만이 기술을 독점해 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산업계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에 일궈낸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의료 및 산업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고출력 3.1MW급 마그네트론 기술(S-Band 대역인 3.0 GHz 주파수 기준)'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국산화 뿐만 아니라 기존 선진국이 개발한 기술보다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이중 튜너(Dual-Tuner) 주파수 제어 구조'를 적용해 기존 상용 제품보다 1.6배 이상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갖는다. 이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고출력 전자기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영구자석 기반의 자기회로 적용을 통해 마그네트론 장치의 소형화·경량화를 실현, 각종 응용 시스템과의 호환성, 설치 효율성, 공간 활용성 등도 높였다.
이번에 개발된 마그네트론은 고출력 전자기파를 활용하는 의료용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 암치료기를 비롯해 산업 현장에서의 비파괴 검사장치, 멸균·살균장치, 폐기물 처리 장치, 국방 분야에서의 안전·보안 및 검색·탐지용 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주 박사는 "이번 성과는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3차원 다중물리 해석기술, 공학구조 설계기술, 측정기술 등이 결합된 국내최초·유일의 의료·산업용 MW급 마그네트론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뛰어난 성능과 장치의 소형화·경량화 장점을 기반으로, 마그네트론을 활용하는 수요자의 편의성·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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