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관급공사 수주 편의 대가 등으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엄태항 봉화군수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엄태항(72) 봉화군수애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엄태항 경북 봉화군수. 2021.04.28 nulcheon@newspim.com |
이날 공판에서 엄 군수의 변호인은 "사건 당시 경위, 과정 등에 비춰볼 때 공소사실은 모두 공판 과정에서 다툴 필요가 있다"며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관급자재 납품업체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계약을 파기한 것이며 엄 군수가 공급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가법 뇌물죄에 대해서는 "공사대금 13억2000만원의 계약서가 작성되기는 했었지만, 실제 주고받거나 한 공사대금이 아니고 그전에 이뤄진 계약금 지불 및 세금 계산서에 맞추는 등 실제보다 부풀린 형식적인 계약서다"고 강조하고, 뇌물수수죄 관련해서는 "절친한 사이에서 직원들과 식사라도 하라면서 돈이 든 봉투를 두고 간 것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해서 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고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피고인의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 도중 엄 군수는 변호인을 통해 "군수로 살아온 과정에 관해 이야기하겠다"고 재판부에 발언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군수로서 삶은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며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엄 군수는 지난 2018년 관급자재 납품업체 관계자에게 기존 납품업자를 배제하고 (자신의) 측근과 공급계약을 체결토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건설업자 A씨에게 관급공사 수주 편의 제공 대가로 자신 및 가족과 관련된 태양광발전소 공사대금 9억30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뇌물)와 함께 같은 해 10월 건설사 대표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엄 군수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건설업체 대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엄 군수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8일 오후 속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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