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지난 2020년에 실시한 미국의 인구총조사에서 미국의 인구는 3억3145만명으로 집계됐다. 인구수가 10년 전에 비해 7.4% 증가했지만 증가률은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10년주기의 인구총조사는 연방하원 의석과 대통령 선거인단 배분 등 정치적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은 지난해 실시한 인구총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기준 미국 인구는 총 3억3144만9281명이다. 10년 전에 비해 7.4% 증가한 것으로 미국에서 1790년 처음 인구총조사가 시작된 이후 대공황때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인구학자들은 미국이 인구 증가율 둔화 시기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의 감소는 물론이고 출산율 저하와 결혼시기가 늦추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10년 주기로 실시되는 인구총조사는 연방 하원의원 의석 배분, 대통령 선거인단 배분, 연방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미국 헌법은 연방 상원은 50개 주에 2석씩 똑같이 배분하지만 435석인 연방 하원은 인구에 비례해 배분토록 하고 있어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하원 의석수가 늘어나는 반면 인구가 줄어든 지역은 하원 의석수가 줄어든다.
오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선거구가 재구획되는데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욕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의 의석수는 줄고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빨간 지역들은 의석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남서부 '선벨트' 주들의 인구가 증가해 의석수가 기존보다 늘어날 전망인데 텍사스는 2석이 늘어나고, 콜로라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몬태나, 오레건주는 각각 1석씩 추가될 예정이라고 인구조사국은 밝혔다.
반면 북동부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일리노이, 미시간, 뉴욕,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가 인구가 줄어 각각 1석씩 줄어들게 됐으며 인구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웨스트버지니아도 1석을 잃게 됐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며 민주당의 아성인 캘리포니아도 인구가 줄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1석을 잃는 처지가 됐다.
이 같은 의석의 변화로 향후 미국의 정치권력은 그 동안 중서부와 북동부에 몰려 있던 것이 앞으로는 남부와 서부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구총조사 결과는 미국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연방 상원의원 3분의 1이 선거를 치른다.
현재 상원은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50석씩 균등하게 나눠갖고 있으며, 하원은 218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한 공화당은 근소한 차로 누르고 다수당 지위를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선벨트 지역은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남부 선벨트 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과거보다 선전하기도 했다. 각 주는 올 연말부터 인구총조사 결과를 반영해 선거구 획정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앞으로 지나가는 시위대. 2021.04.22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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