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에 개막했다.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날이지만 열기는 확실히 덜하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올해 레드카펫 행사는 간소하게 진행되며, 영화관에 발길이 끊기면서 후보작들은 생소하기만 하다.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레드카펫 현장. 2021.04.25 [사진=로이터 뉴스핌] |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오스카 시상식을 봐야할까? 회의론자의 가이드' 제하의 분석 기사를 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은 문을 닫고 많은 대작 영화는 상영일을 미루고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가 지배한 상황에서 시상식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역사적인 장면의 TV시청률은 역대 최저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360만명에 불과했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영화 소비 방식이 OTT로 옮겨 가면서 어떤 것이 올해의 흥행작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해졌다.
최우수 작품상 후보 8개 영화 중 5개가 스트리밍 플랫폼 공개작이다. '더 파더' '미나리' '프로미싱 영 우먼' 등 다른 세 작품도 주문형 비디오 시스템(VOD)에서 주로 소비됐다.
WSJ는 "VOD와 OTT 서비스는 후보작을 더욱 쉽게 만날 수 있게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콘텐츠 경쟁 면에서 대부분 소리소문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시장조사업체 것츠플러스(+)데이터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이 특정 알고리즘으로 구독자가 볼 영화를 추천하는 등 타깃 마케팅 전략이 영화 소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최근 것츠플러스데이터가 13~64세 연령의 자사 고객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35%는 최우수 작품상 후보작들 중 어느 하나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나마 영화관에 상영하고 HBO 맥스 플랫폼에 공개된 워너브로스사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작품을 안다는 응답자는 42%로 비교적 많았다. 넷플릭스 상영의 영화 '맹크'를 안다고 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이번 오스카 시상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대형 스크린 작품 일부가 상영을 미뤘다고 해서 올해 후보작들이 처진 작품이 아니며 오스카 명성에 금이 가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서부시간 기준 25일 오후 5시(한국시간 26일 오전 9시)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렸다.
80년대 아칸소주로 이주해온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가 여우조연상, 작품상, 각본상 등 총 6개 부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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