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오는 30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발표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 기준 충족…지정 가능성 높아
김범석 의장 지분율 10.2%…차등 의결권 활용시 76.7%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30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쿠팡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총수를 뜻하는 동일인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기업의 범위가 달라지고 적용받는 규제가 달라질 수 있어 중요한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쿠팡의 창업자이면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기 있기에 동일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 의장이 실제 4번째 주주이며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인 지정이 옳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 쿠팡, 자산 5.7조로 성장…대기업집단 지정요건 해당
20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공정위는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해 기준 자산이 약 5조7000억원에 달해 자산 5조원 이상을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요건에 해당한다.
문제는 동일인 지정이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기업집단의 총수인 '동일인'을 함께 지정한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의 사업을 지배하는 자로 자연인·법인 등 대상이 다양하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2020.03.11 nrd8120@newspim.com |
동일인은 그 기업집단을 대표하며 책임이 부여된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과 배우자가 공시 의무대상이되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고 적발될 경우 검찰 고발될 수 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지정할 때 기업집단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왔다. 지난 2017년 효성그룹과 2019년 대림그룹이 각각 회장직을 2세에게 물려줬음에도 동일인을 변경해주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은 당연해보인다. 그는 쿠팡을 창업한 후 지금까지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가운데 미국 상장사에 적용되는 차등의결권 제도로 김 의장의 의결권 비중은 76.7%에 달한다.
◆ '미국 국적' 김범석 지분율 10.2%…차등의결권 적용하면 76.7% '지배주주'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문제가 논란이 된 쟁점은 크게 두가지로 ▲김 의장의 국적 ▲지분율 등이다.
먼저 김 의장은 현재 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외국인이 총수로 지정될 경우 사익편취 등 제재의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기준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은 총 9개로 이중에는 에쓰오일, 한국GM 등 외국계가 대주주인 기업집단도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모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최대주주이며 한국GM은 GM계열사, 산업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전부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1.03.05 204mkh@newspim.com |
이러한 이유로 공정위 또한 최초에 쿠팡을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최초의 외국인 총수가 탄생하게 되는셈이다.
김범석 의장의 실제 지분율도 최대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Inc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33.1%)이며 ▲그린옥스캐피털 16.6% ▲메버릭홀딩스 6.4% 등이 주요 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김 의장은 10.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 ▲한미 FTA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 등이 제시되며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사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및 동일인이 누구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며 "결과는 오는 30일경 발표될 예정이며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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